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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 자금 조달 난항…불황 리스크 '그림자'


입력 2023.02.16 10:00 수정 2023.02.16 10:00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NSFR 104.9%…전년比 2.4%P↓

지역 경기 침체 우려에 '긴장감'

은행 먹구름 이미지.ⓒ연합뉴스

국내 지방은행들의 자금 조달 안정성이 일제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치솟으면서 금융시장의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은행권의 자금 조달을 둘러싼 규제 강화까지 맞물리면서 이중고를 떠안은 모양새다.


올해 들어 경기 침체가 심화하는 가운데 특히 지역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이 두드러지면서, 지방은행들의 어려움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부산·BNK경남·DGB대구·광주·전북은행 등 5대 지방은행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평균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은 104.9%로 전년 말보다 2.4%포인트(p) 떨어졌다.


이는 지방은행의 자금 조달 리스크가 그 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NSFR은 은행으로 하여금 영업에 필요한 안정적인 자금원을 확보하도록 유도해 자금 조달 위험을 줄이자는 취지로 2018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제도다. 안정자금 가용 금액을 안정자금 조달 필요 금액으로 나눠 계산한다.


지방은행별로 봐도 상황은 모두 마찬가지였다. 경남은행의 NSFR이 103.3%로 같은 기간 대비 2.2%p 낮아지면서 조사 대상 지방은행들 중 최저를 기록했다. 광주은행 역시 108.5%로, 대구은행은 107.1%로 각각 1.9%p와 0.8%p씩 해당 수치가 하락했다. 부산은행도 103.7%로, 전북은행은 102.1%로 각각 2.5%p와 4.5%p씩 NSFR이 떨어졌다.


지방은행 순안정자금조달비율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은행의 자금 조달 압박이 커지고 있는 배경에는 금리 인상의 영향이 자리하고 있다. 각국의 강도 높은 통화정책 긴축으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자금을 모으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함께 불어나면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이런 와중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은행의 자금 조달 확대에 제동을 걸면서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사와 저축은행 등의 유동성 가뭄이 더 심각하다는 이유에서다. 은행권이 시중 자금을 너무 많이 흡수해가면, 보다 기초체력이 취약한 2금융권의 위기를 키울 수 있다는 취지였다.


지방은행들 입장에서 더욱 문제는 대형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초 체력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3분기 말 평균 NSFR은 107.8%로 지방은행들보다 3%p 가까이 높았다.


아울러 지방은행이 경기 침체의 악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이란 염려도 있다. 지방 경기의 난항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현실은 지방은행들 경영 상 고민을 키우는 대목이다.


한은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 우리나라의 지역 경제는 글로벌 경기둔화 등으로 제조업 생산이 부진하고 서비스업 생산도 회복세가 주춤하면서 전분기에 비해 경기가 소폭 악화됐다. 앞으로도 지역 경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 모두 이 같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약한 성장흐름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제 정점을 찍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금융당국도 새해 들어 은행권의 자금 조달 규제를 다시 완화하면서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자금 조달 시장의 환경이 다시 완화되면서 불확실성 고비는 어느 정도 넘긴 분위기"라면서도 "금리 변동성과 규제 이슈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경기 침체의 영향을 보다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이는 지방은행으로서는 보수적인 유동성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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