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과도한 수익 경고 “돈 잔치 안돼”
공공재로 고통분담·경쟁촉구…투심 부담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물가 안정을 위한 고통 분담과 건전한 경쟁 촉진을 요구한 금융·통신주들의 주가가 연이틀 하락했다.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지만 시장에서는 정부의 개입으로 해석되면 투자심리에 부담을 주는 모습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B금융은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1.19%(600원) 하락하며 4만9800원에 마감했다.
회사의 주가가 종가 기준 5만원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달 3일(4만9050원) 이후 한 달 반만이다. 이번주 들어 4거래일 연속 하락세로 10일 종가(5만5700원)와 비교하면 10.59%나 떨어졌고 특히 15일과 16일 이틀간 주가가 6.04%(3200원)이나 빠졌다.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도 이틀간 주가가 3.93%(1550원·3만9450→37900원)와 3.65%(460원·1만2590→1만2130원) 하락했다. 16일 주가가 소폭(0.23%) 상승한 하나금융지주(-5.23%·4만6850→4만4400원)도 전날 큰 폭의 하락세를 회복하지는 못했다.
이같은 금융주들의 하락세는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제 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은행들이 고금리로 인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면서 과도한 성과급과 퇴직금을 지급하는 ‘돈 잔치’ 문제를 지적하는 등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의 발언에 부응해 금융당국이 5대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깨고 경쟁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금융주들의 하락 압력이 커졌다.
정부가 은행을 공공재로 규정해 그에 맞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지만 시장에서는 정부의 개입으로 해석돼 투자심리가 약화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올 들어 금융주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 달성 및 배당 등 주주환원 확대로 인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는데 대통령의 발언 이후 타격을 입은 셈이다.
금융과 함께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요구받은 통신주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SK텔레콤은 이날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4.29%(2000원) 하락한 4만4600원에 마감했다. 이틀 연속 하락세로 주가가 6.50%(3100원) 떨어졌다.
KT와 LG유플러스도 이틀간 주가가 3.30%(1100원·3만3350→3만2250원)와 2.51%(280원·1만1140→1만860원) 빠졌다.
윤 대통령은 전날 필수재 성격이 강한 통신 업체들이 물가 안정을 위한 고통 분담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통신요금 선택권 확대와 함께 품질과 서비스 개선을 위한 건전한 시장 경쟁이 촉진돼야 한다며 개선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