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ud. Simply Fit' 슬로건 앞세워 기업용 클라우드 공략
실적 고공행진 이끄는 '클라우드' 사업, 본격 확대 전망
국내 최초 고성능 컴퓨팅 전용 '동탄 데이터센터' 완공과 동시에 공개
황성우 사장 체제 속에서 2년 연속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한 삼성SDS가 자사 성장동력 중 하나인 클라우드 사업을 올해부터 전면에 앞세워 시장을 공략한다. 다양한 산업군의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 되면서 기업 내에 서버와 저장장치를 두지 않고 외부에 아웃소싱해 쓰는 서비스인 클라우드가 산업의 필수 인프라로 자리매김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SDS는 10일 자사 잠실캠퍼스 및 동탄 데이터센터에서 '클라우드 미디어데이'를 열고 향후 클라우드 사업 전략에 대한 청사진을 밝혔다.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으로 'Cloud. Simply Fit'을 내걸었다. 쉽게 말해 클라우드 역량과 30년 이상의 IT서비스 경험으로 다양한 기업을 위한 간단하고 쉬운 맞춤형 클라우드 제공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황성우 삼성SDS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수도나 전기같은 손쉽게 쓸 수 있는 개념으로 처음 등장한 클라우드가 지금은 너무 복잡해졌다"며 "지난 2년 동안 클라우드를 간단하게 만들어야겠다 생각하고 노력을 많이 했다. 고객들이 쉽게 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수많은 고민과 훈련, 그리고 솔루션 개발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황 사장은 "이제껏 SI를 쭉 해오던 저희가 지난 2년간 클라우드 사업에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였고 바꾸고 있다"며 "복잡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하려면 얼마나 복잡하겠느냐. 그걸 간단하게 우리가 해결해주겠다는 것이고 기업들이 클라우드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저희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가파른 성장세 '클라우드' 사업...그룹 의존도↓ · 외부 매출은 ↑
클라우드 사업은 지난 2020년 연말 황성우 삼성SDS 사장이 취임한 직후부터 줄곧 강조해 온 분야다. 당초 삼성 그룹 내 IT 솔루션을 담당하는 SI(시스템통합)기업으로 출발했던 SDS가 그룹 의존도를 줄이고 외부 매출을 다각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기존에 집중하던 IT서비스에서 벗어나 새롭게 고른 성장 동력 중 하나다.
실제로 이같은 체질 개선 성과는 수치로 가시화되고 있다. 올해 지속되는 전세계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삼성SDS는 물류 사업과 함께 클라우드 사업 성장 등의 영향으로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익 9161억원,매출액 17조2347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각각 13.4%, 26.4% 늘어난 실적임과 동시에 매출은 연간 최대 실적을 찍었다.
물론 지난해 삼성SDS의 매출 상승은 상당 부분 물류사업이 주도했지만, 눈에 띄는 것은 무엇보다 클라우드의 성장세가 강하게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삼성SDS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33.4% 증가한 1조1627억원을 기록해 처음 1조원을 돌파했다.전사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 역시 2021년 4분기 15%에서 2022년 4분기 22%로 뛰면서 같은 분기 SI 매출을 앞질렀다.
이는 CSP(클라우드 인프라·플랫폼 서비스 제공 사업자) 사업과 앱 현대화를 중심으로 한 MSP(클라우드 컨설팅·전환·구축·운영 서비스 제공 사업자) 사업,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사업이 고르게 성장한 영향이다. 통상 경쟁사들은 CSP와 MSP 중 하나에 집중하는 사업 구조가 형성돼 있지만 삼성SDS의 경우 클라우드 전 사업 분야를 통틀어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차별화된 점이다.
동탄 데이터센터, 완공과 동시에 내부 공개 "이례적"
삼성SDS가 이날 자사 5번째 데이터센터(DC)인 동탄 데이터센터를 취재진에게 공개한 것 역시 이러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연관이 깊다. 데이터센터는 사람보다는 기계장비가 운영되는 건물로 사실상 외부에 공개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다만 최근 클라우드 사업이 고공행진하고 있다는 점과 사업 강화를 위해 동탄 DC를 새로 구축했다는 점에서 이번 데이터센터 내부 공개는 삼성SDS의 자신감을 직· 간접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동탄 데이터센터는 국내 최초 고성능 컴퓨팅(HPC) 전용 데이터센터로, 삼성 클라우드 플랫폼(SCP)을 통해 AI, 빅데이터 분석, R&D 업무 등 복잡한 연산이 필요한 고객에게 초고속·대용량 클라우드 서비스를 쉽고 빠르게 제공한다.국내에서 유일하게 3개(상암·수원·동탄) 데이터센터간 상호 백업이 되도록 구성했다.
지하 1층 냉각 기계실 천장에는 레일이 설치돼 무인 로봇이 주기적으로 시설 이상을 감시하고, 이상 발견 시 관제소에 즉각 이를 통보한다. 화재나 정전 등 재해가 발생하더라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안정성을 강화한 것이다. 아울러 동탄 데이터센터 서버룸은 모든 전력 계통 이중화가 완료됐다. A계통 전력 이상 발생 시 B계통이 자동으로 가동되도록 설계해 전기 공급이 중단되는 상황을 방지한다.
또한 한국전력공사에서 공급되는 전기가 끊기는 경우에도 경유 비상발전기를 가동해 18시간 동안 전기 공급이 가능하도록 했다. 인근 주유소와 협약을 맺어 경유를 조달할 시 그 이상도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데이터센터 비상발전기가 12시간 동안 가동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그보다 상향된 기준을 적용했다는 것이 삼성SDS 관계자의 설명이다.
삼성SDS는 동탄 데이터센터가 '최적의 에너지 효율'을 자랑한다고 자신하고 있다. 최신 냉각기술(liquid Cooling), 폐열과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해 전력사용효율(PUE)을 세계 최고 수준(1.1)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PUE는 데이터센터가 에너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1.0에 가까울수록 효율적 센터라는 의미다.
구형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부장(부사장)은 "서버가 고성능이 되면 열이 많이 나오는데, 이같은 고성능 컴퓨팅을 돌리면서도 빠르게 열을 식힐 수 있는 최첨단 데이터센터가 바로 동탄DC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다른 곳보다 전기를 많이 활용해야 되는데 전체 랙 15kW 이상 전력의 공급이 가능하도록 설계하면서도 전력사용효율을 끌어올린 친환경 DC"라고 설명했다.
구 부사장은 "MSP의 경우 아무리 좋은 클라우드가 있어도 기업(고객사)의 니즈에 맞게 설계구축이 안되면 쓰기 힘들다. 고객이 IT에 신경쓰지 않고 본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희 역할"이라며 "기업 업무에 꼭 맞는 맞춤형 클라우드와 업무 혁신을 위한 SaaS 솔루션을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결합해 컨설팅부터 앱 현대화까지 올인원 매니지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유일의 사업자가 삼성SDS"라고 강조했다.
다만 아직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는 시일이 걸린다는 것이 회사 측의 판단이다. 삼성SDS 한 관계자는 "계획했던 것 보다는 클라우드 사업 성장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며 "글로벌 진출은 바라는 바지만, 아직은 겸손하게 국내 기업들이 클라우드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먼저 해결하자는 것이 저희의 목표다. 삼성SDS의 경우 유통, 제조, 금융 등 그룹 계열사와의 협업에 대한 경험으로 전 산업군의 디지털 전환 필요성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회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