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역대 최저 기록한 혼인 건수
지난해 4분기부터 늘어나는 추세 보여
정부, 결혼식 내수 진작 요인 될까 기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쪼그라들었던 결혼(혼인) 건수가 반등하는 모양새다.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 국면에 접어들면서 결혼 관련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14일 결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봄·가을 예식장 예약률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일상 회복과 함께 하객 인원 제한 등이 풀리고 마스크 없는 결혼식이 가능해져 미뤄뒀던 결혼식 수요가 급증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서울 A 호텔은 내년 초까지 겨울철 일부 시간대를 제외하고 결혼식 예약이 꽉 찼다. A 호텔은 250명 이상 대규모 결혼식으로 인기 있는 곳이다. 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예약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전에는 소규모 결혼식이 인기였다면 최근엔 250명 이상 대규모 결혼식을 찾는 고객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혼인은 19만3000건으로 전년 대비 9.8%(2만1000건) 감소했다. 혼인 건수가 20만 건 아래로 내려간 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0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19만1697쌍(잠정)이 결혼했다. 2021년보다 0.4% 줄었으나 감소 폭은 크게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경우 하반기 갈수록 혼인 건수가 늘었다. 1분기 4만5337건, 2분기 4만7734건, 3분기 4만5413건 수준이던 혼인 건수는 4분기에 5만3173건으로 증가했다.
결혼하는 부부가 늘자 정부에서도 반색하는 모습이다. 혼인율이 늘면 가전, 부동산 등 내수시장 회복과 함께 출산율까지 높일 수 있는 기대감 때문이다.
결혼준비회사 듀오의 ‘2023 결혼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신혼부부 평균 결혼비용은 3억3050만원이다. 주택비 2억7977만원, 혼수 1573만원, 예식홀 1057만원 등이다.
다만, 혼인 건수 증가세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한 제한이 풀리면서 나타난 일시적인 효과라는 분석이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사적 모임, 영업시간·인원수 제한 등에 대한 조치가 해제되면서 결혼식을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앞으로는 매년 증가보다 전면적인 하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결혼율을 높이기 위해선 “초혼 연령대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함께 사는 것에 대한 가치를 회복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