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인지 전에 내가 먼저 얘기…돈 안 받았으면 왜 말하겠냐"
"벌 받더라도 명백히 밝혀야…제 안위는 생각하지 않고 있어"
"고발 염두 하지 않았을 때라…자금 전달 날짜, 특정 어려워"
쟁점 무관한 부분 놓고 김용 측과 설전 벌이기도…재판장이 중재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자신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 논란에 대해 "사건 본질은 돈을 받았는지 여부에 있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오전 공판을 마치고 나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검찰 조사시간에 사실상 면담한 것 아니냐면서 진술의 신빙성을 지적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건 본질은 돈을 받았는지 아닌지 여부"라며 "검찰도 인지하기 전에 제가 먼저 얘기했는데 (김 전 부원장이) 돈을 안받았으면 제가 왜 얘기하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유 전 본부장은 "오히려 제가 밝혀서 지금 재판 나오고 있고 벌 받게 생겼는데 제가 벌이 있으면 벌 받고 싶은 거고 그냥 정리를 하고 싶다"며 "벌을 받더라도 명백히 밝혀서 벌 받을 사람들 받게 하는게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게 아닐까. 제 안위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자금 전달 날짜가 특정되지 않아 신빙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날짜를 특정하기 굉장히 어려우며 돈 주는 걸 정해놓고 써놓는 건 고발을 염두에 두고 하는 건데 당시 정진상과 저는 그런 사이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반면 김 전 부원장 측 변호인은 이날 오전 공판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작은 돈도 아니고 1억, 3억, 2억 이렇게 큰 돈을 대선 경선 자금을 줬다는 사람이 언제 줬다는 것을 정확하게 특정하지 못하는 것이 신빙성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할 말이 없어서 받은 사람이 더 잘 알지 않냐는 식으로 답변한 것으로 해석한다"고 반박했다.
이외에도 유 전 본부장 이날 공판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약속한 대장동 개발 이익 428억 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 전 부원장을 위한 것임을 다시 한 번 밝혔다.
김 전 부원장 측은 '정영학 녹취록'에서 김만배가 천화동인 1호 지분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너 것인 줄 안다"는 표현에서 "너"는 김용, 정진상, 이재명이 아닌 유동규 본인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냐는 취지로 질문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여러 사람한테 '이재명 거'라고 말이 나오는 건 적절하지 않아 나를 대표적으로 포함한 (이재명, 정진상, 김용) 걸로 말한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날 재판에선 쟁점과 무관한 부분을 놓고 설전이 벌어져 재판장이 중재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이 김 전 부원장 등과 유흥업소에서 술을 마셨을 당시 어떤 종업원 옆에 앉았는진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자 김 전 부원장 측은 "그럴 리가 없다"며 "(그 종업원과) 자주 연락했던 거 같은데"라고 지적하자 유 전 본부장은 "김용도 2차 많이 갔다"고 반박하며 언쟁을 벌였다.
한편, 검찰에 따르면 김 전 부원장은 지난 2021년 4~8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4차례에 걸쳐 유 전 본부장과 정 변호사을 통해 남 변호사로부터 총 8억47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