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0일 표 대결 임박
은행권 돈잔치 논란 변수
OK저축은행이 JB금융지주의 배당 확대를 둘러싼 갈등에 캐스팅보트를 쥐게 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JB금융이 2대 주주인 사모펀드 얼라인파트너스 측의 배당확대 요구를 거절하고 주주총회에서의 표 대결을 예고하면서, 3대 주주인 OK저축은행의 선택이 승부를 가를 결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을 향한 금융당국의 돈 잔치 자제령이 또 다른 외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JB금융 주총을 둘러싼 수 싸움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은 오는 30일 JB금융 본점에서 정기 주총을 열고 얼라인 측이 주주 제안으로 올린 현금 배당과 사외이사 선임 안건 등 2개의 안건에 대해 논의 할 예정이다.
앞서 JB금융은 배당을 주당 715원으로 제시했지만, 얼라인은 보통주 현금배당을 주당 900원으로 하고, 뱅크오브아메리카 서울 대표 출신인 김기석 크라우디 대표의 사외이사 신규 선임안을 요구했다.
그러나 JB금융이 반대 의견을 냈고, 결국 최종 현금배당안과 사외이사 선임안은 주총에서 표 대결을 통해 결론짓기로 했다. JB금융은 “과도한 배당제안은 재무건전성과 기업가치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사외이사 선임 역시 거부하겠다”고 공시했다.
JB금융의 최대주주는 삼양사와 그 관계사들로, 지분 14.61%을 보유하고 있으며, 2대 주주인 얼라인은 지분 14.04%로, 최대주주와 지분 격차가 0.6%포인트(p)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번 주총에서는 지분 5% 이상을 OK저축은행과 국민연금공단, 더캐피탈그룹 등 지분이 많은 투자자들의 역할이 중요한 셈이다.
우선 금융권은 국민연금공단(7.79%)은 JB금융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국민연금이 공적자금 운용기관이라 당국의 방향에 반하는 배당확대를 선택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이유다.
반대로 사모펀드인 더캐피탈그룹(5.11%)은 높은 얼라인 옆에 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 진다. 더캐피탈그룹은 지난달 6일 얼라인이 금융지주에 자본배치정책 및 중기 주주환원정책 도입 등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발송한 이후 새로운 투자자로 합류했다. 이는 더캐피탈그룹이 JB금융의 배당 확대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금융권은 이런 점을 근거로 JB금융의 10.21%의 지분을 보유한 3대 주주인 OK저축은행의 선택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권의 예상대로라면 삼양사와 국민연금의 합산 지분은 22.4%, 얼라인과 더캐피탈그룹의 합산 지분은 19.15%다. 결국 3대 주주인 OK저축은행의 결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OK저축은행이 그동안 JB금융과 전략적 협업 관계를 맺으며 돈독한 관계를 이어온 것을 고려하면 JB금융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을 높다고 보고 있다. 2016년 JB금융의 프놈펜상업은행 인수 당시 전북은행과 OK금융(옛 아프로파이낸셜대부)이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전북은행 50%, JB우리캐피탈 10%,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 운영) 40%씩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다만 지난해 OK저축은행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해 배당수익 확대가 필요한 상황인 점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얼라인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JB금융이 기업가치 훼손을 이유로 주주제안을 거부한 것에 대한 반박하며 주총 전 미디어를 통한 공개토론회를 열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JB금융은 7년 이상 주가순자산비율 0.3~0.4배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다”며 “그 원인은 비효율적인 자본배치 및 주주환원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력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빠르게 정상화시키는 것이 우선순위”라며 배당 확대를 거듭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