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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쫓는 뭉칫돈...증권사 CMA에 자금 몰린다


입력 2023.03.16 15:40 수정 2023.03.16 15:47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발행어음형 잔고 첫 13조 돌파...두 달 만에 1조 유입

예금금리 하락에 매력 부각...3% 후반대 이자 제공

ⓒ픽사베이

은행권 수신상품 금리가 하락하면서 연 3% 후반대 이자를 제공하는 증권사 발행어음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대내외 악재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만큼 안정적인 고금리 금융 상품을 찾는 투자자들의 쏠림 현상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발행어음형 CMA 잔고는 12조9914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9일(13조1213억원) 사상 처음으로 13조원을 돌파한 뒤 12조원대 후반에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2개월여 전인 지난 1월 16일(11조9712억원)과 비교하면 1조202억원 늘었다. 1년 전(작년 3월14일·8조3759억원) 대비로는 4조6155억원 증가한 규모다.


CMA는 증권사들이 판매하며 고객 자금을 어음이나 채권에 투자해 수익금을 돌려주는 수시입출금 통장이다. 이른바 ‘증권사 파킹통장’으로 불리고 있다. 운용 대상에 따라 환매조건부채권(RP)형·머니마켓펀드(MMF)형·발행어음형 등으로 나뉜다.


이 중 발행어음형은 증권사가 자금 조달을 위해 자체적인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단기 금융 상품이다. 발행어음형 CMA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된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 등 4곳이 운용하고 있다.


최근 발행어음형 CMA에 자금이 유입된 데는 은행권의 예금 금리가 낮아진 영향이 반영됐다. 지난해 연 5%를 웃돌았던 시중은행 예금 금리는 현재 3%대까지 내려앉았다. 고금리를 내세워 인기를 끌었던 저축은행의 파킹 통장 역시 금리가 2~3%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 1금융권 은행들이 정기 예금 금리를 인상하면서 저축은행은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파킹통장 금리를 앞다퉈 올렸다. 하지만 정부의 금리 인상 자제령으로 1금융권이 예금 금리를 내리면서 금리 경쟁이 한 풀 꺾이자 저축은행도 파킹통장 금리를 줄줄이 인하하는 추세다.


이에 비교적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발행어음형 CMA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발행어음형 CMA는 증권사가 직접 자금을 운용해 다른 유형의 CMA보다 금리가 높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높은 연 3.75%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고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에서도 3.7%를 적용하고 있다.


발행어음은 은행과 달리 가입 조건이나 한도 금액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통상 은행의 고금리 예·적금 상품은 자동이체나 특정 신용카드를 사용해 조건을 충족해야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비대면으로 가입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 접근성을 높였다.


원금과 이자를 합쳐 5000만원 한도까지 보호되는 예적금과는 달리 발행어음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보호 받을 수 없어 최악의 경우 원금과 이자 모두 잃을 수 있다.


하지만 발행사가 파산하지 않는 한 손실 가능성이 없어 저위험 투자상품으로 안전자산에 넣으려는 투자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엔 안성맞춤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금 금리 하락으로 저축은행이 파킹통장에서 높은 이자를 줄 요인이 사라졌기 때문에 파킹통장 금리는 내려갈 수 밖에 없다”며 “상대적으로 증권사 발행어음형 CMA의 이자율 매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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