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남욱에 '김용이 형에게 돈 부탁할 것 같다'고 말해"
"김용이 유동규에 요구한 20억여원…한 번에 나온 것 아냐"
"김용 떠나고 유동규 사무실 갔는데…돈 든 쇼핑백 없어져"
"윤건영, 유동규 만나서 'BH 멤버 세팅해야 한다'고 말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돈이 전달된 정황을 목격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가 법정에서도 "김 전 부원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이재명 다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대선 경선 자금을 요구했다"고 진술했다.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23부(재판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김 전 부원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정 변호사는 "김 전 부원장은 돈이 필요하다고 (유 전 본부장에게) 얘기를 했다. 그래서 유 전 본부장은 저에게 남욱 변호사를 유원홀딩스 사무실로 불러달라고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정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은 남 변호사에게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로부터 민주당 대선 경선 전에 돈을 받아서 사용하려 했다. 그런데 김 씨가 돈을 주지 않아서 (김 전 부원장이) 형에게 부탁할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이 김 씨에게 '민주당 대선 경선 전에 돈을 받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시 대선 경선 후보 자금으로 사용하려고 했다'고 직접 말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정 변호사는 "맞다. 남 변호사가 미국에 있을 때 이같은 이야기를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정 변호사는 "제가 알기로는 유 전 본부장이 김 전 부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20억여원을 요구받은 것으로 안다. 다만, 이 금액이 한 번에 나온 것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정 변호사가 2021년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넨 1억원이 김 전 부원장이 사무실을 다녀간 뒤 사라졌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정 변호사는 2021년 4월 말께 남 변호사 측근 이모 씨에게서 1억원을 건네받은 뒤 그해 4월 말 또는 5월 초순께 유 전 본부장의 유원홀딩스 사무실로 가져가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넸다며 상황을 자세히 묘사했다.
그는 자신이 건네받을 때 종이 상자에 담긴 현금 1억원이 영양제 쇼핑백에 담겨 있었고, 이 때문에 이 씨가 "약입니다"라며 농담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자신도 유 전 본부장에게 돈을 주며 같은 농담을 했다고 부연했다.
정 변호사는 "돈을 주면서 '약 가져왔다'고 했더니 유 전 본부장이 '이따 김용 형이 올 거야'라고 얘기했다"며 "얼마 후 김 전 부원장이 오자 유 전 본부장이 직접 문을 열어주고 함께 사무실로 이동해 5∼10분가량 있다가 김 전 부원장이 나갔다"고 말했다.
또 "저는 문이 통유리로 된 흡연실에 들어가 김 전 부원장이 사무실에 들어가는 것을 봤다"며 "김 전 부원장이 떠나고 나서 유 전 본부장 사무실에 갔는데 (돈이 든) 쇼핑백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정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국회의원을 만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 유 전 본부장은 '윤 의원이 BH(청와대)를 구성할 사람을 세팅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배석한 자리였다고 들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이날 정 변호사는 대장동 수사로 남 변호사가 구속된 직후인 2021년 11∼12월 남씨 부탁으로 김 전 부원장을 세 차례 만난 경위도 증언했다. 그는 남 변호사가 '검찰 지휘부와 소통할 수 있는 변호사를 소개해달라'고 해 김 전 부원장에게서 남 변호사 사건을 맡을 변호사를 소개받았다고 한다.
정 변호사는 특히 그해 12월29일 여의도의 카페에서 세 번째로 만났던 때를 떠올리며 "김 전 부원장이 맥락에 맞지 않게 '저는 돈 받은 적이 없어요'라는 말을 해서 혹시 녹음하려고 저런 말을 하나 싶었다"며 "녹음한다면 확답하면 안 될 것 같아 얼버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 변호사가 김 전 부원장을 만나기 전에 '혹시나 협박으로 들리지 않게 깍듯이 하라'고 당부했기 때문에 혹시 내가 예의 없이 말한 게 있나 돌아봤다"고 부연했다.
검찰이 "남 변호사의 당부는 김용 피고인이 돈을 받았기 때문에 그런 부탁(변호사 소개)을 한다는 것이 협박으로 비치면 안 된다는 뜻인가"라고 묻자, 정 변호사는 "그렇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