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면식도 없는 여성들에게 "침을 뱉어 달라"며 성적인 발언을 한 육군 병사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국방부 제4지역군사법원은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산 소재 육군부대 A병사에게 벌금 15만원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A 병사는 지난해 10월 부산 모 아파트 인근에서 처음 만난 여성 B씨(27)와 C씨(23)에게 "침을 뱉어 달라"며 성희롱적 발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A 병사는 당시 통화 중이던 여성 B(27)씨에게 다가가 "여기서 담배를 피우시냐, 흡연할 때 침 뱉으시냐"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혹시 저한테 침 좀 뱉어 주시면 안 되냐. 곤란하시면 담배 다 피우시고 담배꽁초를 나한테 줄 수 없냐"고 요구했다.
특히 그는 B씨가 자리를 피했음에도 약 20m 거리를 뒤따라가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A 병사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일주일 후 같은 아파트 근처에서 C씨에게 접근해 휴대전화에 '제가 담배가 너무 피우고 싶은데, 저한테 가래침을 뱉어 달라'고 작성한 내용을 보여줬다.
이후 C씨 앞에 무릎을 꿇고 "제발 얼굴에 침 좀 뱉어 달라"고 요구했다. C씨가 자리를 피하자 따라가며 "진짜 안 돼요?"라며 거듭 불안감을 조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A 병사의 행위는 성에 관계된 말과 행동으로 상대방에게 불쾌감, 굴욕감 등을 주는 '성희롱'에 해당한다. 다만 반복적 행위가 없었다는 이유로 스토킹 처벌법이 아닌 경범죄처벌상 불안감 조성행위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개인의 성적 만족을 위해 피해자들에게 침을 뱉어달라고 말하면서 피해자들의 길을 막고, 피해자들을 따라가 불안감을 준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며 "만약 해당 병사가 벌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해 노역장에 유치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점과 피고인에게 소년보호처분 외 다른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면서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 범행 수단과 결과,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여러 가지 양형 조건들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