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법무 "두 국가 각각 범죄인 인도 청구"
"美는 권도형, 韓 권도형 등 2명 인도 요청"
전 세계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힌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장본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의 신병 확보를 위해 한국과 미국이 본국으로의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다.
마르코 코바치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간) 수도 포드고리차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과 미국, 두 나라가 권 대표에 대해 범죄인 인도 청구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범죄의 심각성, 범죄 장소, 범죄인 인도 청구 순서, 범죄인 국적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주 몬테네그로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된 권 대표와 다른 한국인 1명이 구속됐다. 코바치 법무장관은 현지 법원이 법적 절차를 위해 두 사람을 30일 동안 구금하도록 명령했다.
앞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은 지난해 9월 권 대표에 대해 195개국에 '적색수배'를 내렸다. 이후 권 대표와 다른 한국인 남성 한모씨는 지난 24일 몬테네그로의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위조된 코스타리카 여권을 갖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미국 정부는 권 대표에 대한 자국 송환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검찰청은 지난 23일 권 대표가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위조 여권 사용으로 체포되자마자 증권 사기 등 총 8개 혐의로 기소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코바치 법무장관은 한국은 두 용의자의 인도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범죄인 인도 요청도 미국이 한국보다 앞서 권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몬테네그로에 대사관이 있는 미국 정부는 외교 채널을 조속히 가동한 것으로 보인 다. 한국의 경우 몬테네그로에는 우리 대사관이 설치돼 있지 않아 인접 국가인 세르비아 대사관이 몬테네그로를 관할하고 있다.
권 대표를 어느 국가로 송환할 지는 몬테네그로 법원 판단에 달렸다. 국제법상 피의자를 체포한 국가가 송환국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코바치 장관은 "권 대표가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해 몬테네그로에서 형을 선고받으면, 형기를 복역해야만 인도를 요청한 국가로 인도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