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우·황대한·연지호, 3인조 지난 9일 검찰 송치…'배후 지목' 부부도 구속·체포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 최장 20일간 보강수사 진행한 뒤 3인조 기소 방침
법조계 "부부가 먼저 납치·살인 교사했다면 부부가 주범…우선 범행 관여 얼마만큼 했는지 밝혀야"
"이경우, 자기 책임 줄이기 위해 부부에게 전가할 가능성…다른 증거나 정황 잘 살펴봐야"
검찰이 지난 9일 '강남 납치·살인 사건' 3인조 이경우·황대한·연지호의 신병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아 본격적인 보강 수사에 착수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보강수사 과정에서 아직 송치되지 않은 공범들의 가담 내용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주범으로 알려진 이경우가 (범행을) 유 씨 부부에게 제안한 것인지, 유 씨 부부가 이경우에게 교사한 것인지에 따라서 주범이 바뀔 수 있는 만큼 이경우에 대한 조사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수민 형사3부장)은 전날부터 최장 20일 동안 보강 수사를 진행한 뒤 3인조를 기소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강도살인 교사 혐의를 받는 재력가 유 씨 부부와 피해자 부부, 이경우가 가상화폐 'P코인' 투자와 관련해 금전적 갈등이 있었고, 이 원한이 청부살인까지 이어진 것으로 잠정 결론을 냈다.
검찰은 3인조의 납치·살해 및 사체유기로 이어지는 범행 과정과 함께, 조만간 송치될 유 씨 부부의 살인 교사 정황을 종합적으로 조사해 연관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우선 3명만 송치가 됐는데, 유 씨 부부 등 이미 밝혀진 다른 공범들이 있다"며 "결국 나중에 한꺼번에 재판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검찰에서 아직 송치되지 않은 공범들의 가담 내용에 대한 집중 조사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특히 유 씨 부부에 대해서는 이경우가 (범행을) 제안한 것인지, 아니면 유 씨 부부가 이경우에게 교사한 것인지에 따라서 주범이 바뀔 수 있어서 이경우에 대한 조사가 집중될 것"이라며 "유 씨 부부가 먼저 납치·살인을 교사했다면 유 씨 부부가 주범인 만큼 제일 중하게 처벌받아야하고, 이경우가 먼저 유 씨 부부에게 제안했다면 이경우가 주범이므로 이경우가 가장 중하게 처벌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변호사는 또 "이경우가 자백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자기 책임을 줄이기 위해 유 씨 부부에게 책임을 전가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경우의 진술을 뒷받침할 수 있는 다른 증거나 정황이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경찰이 이들의 범죄의 배후에 유 씨 부부가 연관돼 있을 것이라고 보고 송치한 만큼, 검찰에서는 이들 범죄의 동기에 대한 집중 추궁이 있을 것 같다"며 "살인교사 혐의가 있다고 전해진 유 씨 부부와 피해자 부부 사이의 코인거래 증거 확보, 또 살인교사 과정에서 돈의 흐름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도윤 변호사(법률사무소 율샘)도 "검찰은 먼저 이 사건이 발생한 배경을 밝히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며 "처음에는 '이경우'라는 인물이 주도적으로 범행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경찰조사에서 유 씨 부부와 공모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 과정에서 이경우가 유 씨 부부에게 범행을 먼저 제안했다고도 전해졌다"고 전제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이후 조사 과정에서 이경우와 유 씨 부부의 관계, 특히 이 사건 범행과 관련된 경위 등을 조사해 우선 유 씨 부부가 얼마만큼 이 범행에 관여했는지를 검찰이 밝혀야 한다"며 "또 이 사건 범행의 원인이 '가상화폐 투자와 손실'로 전해졌는데, 과연 그것이 맞는지, 어떠한 방식으로 가상화폐 투자와 손실이 발생했는지, 이 범행과의 관련성은 무엇인지 등이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피해자 보호와 관련해 수사 기관에서 놓친 것은 없는 지도 들여다봐야 한다. 결국 상상하기도 힘든 강력 범죄가 발생한 배경과 그 경위, 주도자와 이에 가담한 자들의 관계, 그 관계에서의 경제적 이익 등을 모든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