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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우크라 계획 인지"


입력 2023.06.07 12:33 수정 2023.06.07 12:33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WSJ, 유출 美 기밀문서 인용

가스관 폭발 3개월 전 우크라군 공격 계획 인지

실제 가스관 파괴공작과 다른 부분도 있어

지난해 9월 7일 덴마크 보른홀름 인근 해역에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의 가스 누출로 지름 1km가 넘는 거대한 거품이 형성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노르트스트림 해저 천연가스관에서 발생한 폭발 사건과 관련 우크라이나가 해당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미 정보당국이 알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잭 테세이라 미 공군 소속 일병이 유출한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문건에 따르면 미 중앙정보국(CIA)은 노르트스트림 해저가스관이 폭파되기 3개월 전인 지난해 6월 한 유럽 동맹국의 정보기관으로부터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원이 해저가스관을 공격하려는 계획에 대한 정보를 확보했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당국자들은 해당 정보가 완벽하게 확실하다고 할 수 없다면서도 CIA가 민감한 정보 작전과 외교적 논의를 위해 해당 정보를 독일 등 다른 유럽국가와 공유했다고 전했다.


이 작전 요원들은 향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공격에 연루됐다는 것을 부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작전의 책임자인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에 직접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밀 문건에는 공격방법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세부내용이 담겨있다.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원 6명이 가짜 신분증으로 보트를 빌린 뒤 잠수정을 이용해 가스관을 파손 및 파괴하고 발각되지 않은 채 탈출할 계획이라고 명시됐다.


실제로 해당 폭발 사건을 조사 중인 독일 수사 당국에 따르면 가짜 여권을 사용한 6명이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요트를 빌려 배를 타고 가스관을 파괴하는 폭발물을 장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관들은 가스관에서 발견된 폭탄 잔여물이 이들이 빌려 탄 요트에서 나온 흔적과 일치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군에서 복무하는 최소 한명이 이번 파괴 공작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 중이다.


다만 문건에 보고된 계획이 실제 가스관 파괴 공작과 다른 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건에는 노르트스트림-1 공격 계획만 있을 뿐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에 대한 언급이 없으며 요트도 독일이 아닌 유럽의 다른 장소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당국자들은 정보원의 정보가 일부 틀렸거나 우크라이나가 정보가 샌 것을 파악하고 추후 수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전했다.


실제로 문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당초 지난해 6월 5∼17일 진행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발톱스(Baltops) 해상 군사훈련 직후 공격을 계획했으나 밝혀지지 않은 이유로 작전을 보류했다.


앞서 지난해 9월 덴마크 및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있는 '노르트스트림1·2' 해저 천연가스관 4개 중 3곳에서 강력한 폭발과 함께 가스 누출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사보타주(고의에 의한 파괴 공작) 의혹이 제기되며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러시아를 해당 사고의 배후로 의심했지만 폭발을 일으킨 세력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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