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 대회에서 이틀 연속 6언더파 등 우승
올 시즌 들어 급격한 부진, 대회 2연패로 반등 노려
KLPGA 투어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임희정(23, 두산건설)이 약속의 땅 무지개 언덕에서 반등을 노린다.
임희정은 15일부터 충북 음성에 위치한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DB그룹 제37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왕관을 쓰고 출전한다.
KLPGA 투어 개인 통산 5회 우승, 여기에 메이저 우승만 두 차례를 기록한 임희정은 한국 여자 골프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하나다. 여기에 ‘사막 여우’라는 수식어와 함께 2년 연속 KLPGA 인기상을 수상하는 등 실력 못지않은 인기까지 겸비하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임희정은 이름값에 훨씬 못 미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2023시즌 공식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서 6위를 기록하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으나 이후 성적이 신통치 않다.
아직까지 우승은커녕 익숙한 무대였던 챔피언조에서의 플레이도 아직 펼치지 못했고 12번 참가 중 3번이나 컷 탈락하면서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최근 폼은 더욱 좋지 않다. 두산 매치플레이(16강 탈락)를 제외한 최근 5개 대회서 두 차례 컷 탈락과 한 번의 기권, 그리고 롯데 오픈 53위, 지난주 열린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는 69위에 머물고 말았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기록적인 부분에서 나아진 점은 드라이버 비거리다. 지난해 평균 비거리 234.51야드(전체 61위)를 기록했던 임희정은 올 시즌 일명 ‘벌크업’을 이루며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으로 등장해 비거리를 238.57야드(50위)까지 늘리면서 힘을 내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린 적중률이 약 6%나 하락했고 3년 연속 70타대를 기록하던 평균 타수 역시 데뷔 후 처음으로 72타대로 올라갔다.
따라서 이번 한국여자오픈은 임희정이 반등의 계기로 삼을 절호의 무대이기도 하다.
임희정은 지난해 이 대회서 1라운드를 13위(-4)로 출발한 뒤 이튿날 6언더파를 몰아치며 전날 선두였던 박민지를 2위로 끌어내리는데 성공했다.
3라운드에서도 다시 한 번 6타를 줄인 임희정은 박민지, 노승희와의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에 묶여 시종일관 여유 있는 격차를 보인 끝에 챔피언으로 등극했고 우승 상금 3억원에 입을 맞췄다.
임희정은 이번 대회서 박민지, 이다연과 33조에 편성돼 15일 오후 1시 10분 1번홀에서 첫 티샷을 날린다. 세 선수의 우승 횟수를 합산하면 무려 28승, 메이저 대회만 8승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왕관의 무게다. 임희정이 이들과의 경쟁을 시작으로 바닥을 치고 올라서는 계기를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