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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재도약 선언한 현대차…이재명發 한‧중 외교갈등 어쩌나


입력 2023.06.15 11:24 수정 2023.06.15 11:24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현대차 고성능, 기아 전기차 앞세워 중국 시장 재도약 전략 구상

중국내 반한감정 확산시 현대차‧기아 치명타…제2 사드 사태 우려도

현대자동차가 4월 18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국제모터쇼에서 '더 뉴 아반떼 N' 등 신차를 공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문을 받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내정간섭성 발언이 한중 외교마찰로까지 번지면서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에게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지난 수 년간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다 올해 재도약을 노리는 현대자동차와 기아로서는 큰 악재를 만난 셈이 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불거진 중국과의 외교 마찰은 중국 시장에서 2017년 사드배치 보복 사태 못지않은 수준의 한국 제품 기피 현상을 불러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한 번 구매하면 장기간 이용하는 고가의 내구재인데다, 사용 과정에서 외부의 시선을 의식하는 경우가 많은 자동차는 중국 내 반한 감정 확산으로 인한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B2C(기업 대 소비자) 업종인 자동차는 시장 내 소비자 여론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2017년 중국에서의 사드 보복 사태로 현대차‧기아가 큰 타격을 입은 것은 물론, 2019년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우리나라에서의 노 재팬 운동으로 닛산이 철수하고 토요타‧혼다도 판매 부진을 겪은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대차‧기아의 중국 시장 전략에 심각한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2017년 사드 배치 보복 이후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거듭해 온 현대차‧기아로서는 올해가 반등을 노려볼 중요한 변곡점이다.


현대차그룹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지난 2016년 179만2021대에 달했으나,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 이후 2019년엔 90만8828대로, 지난해엔 33만9003대까지 떨어졌다. 중국 자동차 시장 내 점유율은 1% 내외에 불과하다.


이처럼 부진한 중국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현대차는 고성능차와 고급차를 중심으로, 기아는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중심으로 분위기를 전환한다는 전략을 짜놓고 있다.


지난 4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 국제모터쇼에서 현대차는 ‘더 뉴 아반떼 N’(현지명 더 뉴 엘란트라 N) 디자인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등 N브랜드 차량만 8대를 전시하며 고성능차를 앞세운 차별화 전략을 보여줬다.


중국 현지 자동차 업체들의 경쟁력이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왔고, ‘애국소비’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더 이상 평범한 차종으로는 승부를 보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021년 중국에 진출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도 GV60 등 현지 판매모델을 늘리고 쇼룸을 주요 도시에 확대하는 등 인지도를 높여 판매 확대를 노릴 계획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올해는 중국사업을 정상화해야하는 중요한 해”라며 올해를 기점으로 재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3월 2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기아 EV 데이'에서 양홍하이 기아 중국법인 COO(왼쪽부터), 김경현 기아 중국법인 총경리, 장나이원 기아 중국법인 동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카림 하비브 기아 글로벌디자인센터 부사장, 이태훈 글로벌사업관리본부 전무 등 경영진이 콘셉트 EV5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기아

기아는 상하이 국제모터쇼에서 중국 전용 모델인 EV5와 플래그십 전기 SUV EV9을 선보이며 전기차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앞서 기아는 지난 3월 중국 상하이에서 ‘기아 EV 데이’를 열고 올해 EV6와 EV5, 내년 EV9 등 공격적인 신차를 출시하고 중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기아 EV 데이에서 “가장 빠르고 혁신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의 기아의 성공은 기아 글로벌 전략의 핵심 요소”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불거진 한‧중 외교 갈등으로 현대차‧기아의 중국 시장 재도약 전략도 큰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가뜩이나 미‧중 갈등 구도에서 미국 쪽에 치우친 외교 전략으로 중국 내 반한 감정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싱하이밍 발언 파문으로 양국 정부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7월 글로벌 법인장 회의를 열고 하반기 판매 전략을 논의할 예정으로, 이번 회의에서 중국 시장 대응책 마련이 좀 더 심도 깊게 논의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로서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기존 중국시장 전략을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이 악재임은 분명하지만,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기존 전략대로 현대차는 고성능차를, 기아는 전기차를 앞세워 상품성을 어필하면서 중국 내에서 브랜드이미지 제고를 위한 각종 활동을 지속하는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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