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이유로 휴식 요청, 결국 2군행 통보
과거에도 두산에서 똑같은 이유로 질책성 2군행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팀에서 가장 잘 치고 있는 타자가 2군에 내려갔다.
NC 다이노스의 강인권 감독은 4일 키움과의 경기에 앞서 "원팀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지 않기를 바랐다. 그 부분에서 박건우에게 아쉬움이 컸다"며 "성숙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징계와 다름없는 2군행 조치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강인권 감독은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으나 박건우가 올 시즌 여러 차례 휴식 또는 경기에서 교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건우는 지난 2일 KT전에서 4타수 2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다 돌연 교체된 바 있었는데 이때에도 선수 측이 먼저 요청한 것이 드러났다.
NC는 키움과 만나기 전까지 최근 10경기 2승 8패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다. 이로 인해 선두권(LG, SSG)을 향한 맹추격에도 제동이 걸렸고, 키움과의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도 패하며 롯데와 불안한 공동 3위를 유지 중이다.
만약 부진이 길어진다면 중위권 이하로도 추락이 가능하다. 5위 두산이 반 경기 차로 따라왔고 6위 키움(1.5경기 차), 7위 KT(2.5경기 차)까지 승차가 촘촘하게 이뤄져있다.
박건우는 과거 두산에서도 비슷한 사안으로 징계성 2군행을 지시받은 바 있다. 2021년 당시 두산을 지휘했던 김태형 감독은 박건우의 깜짝 2군행을 지시 “피곤해하고 쉬고 싶어 해 2군 가서 푹 쉬고 오라고 했다”라고 말한 뒤 “특정 선수 때문에 팀 분위기가 잘못되면 감독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야구는 팀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투수와 타자가 1:1로 맞붙는 구조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야구는 분명한 단체 종목이다. 동료의 진루를 위해 번트 및 희생타로 자신의 아웃을 감내해야 하며 투수들 역시 각자의 보직에서 팀 승리를 위해 공을 뿌린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안위만 돌본다면 자칫 팀 분위기에 해악을 끼칠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바로 NC에 패배를 안겼던 키움이다. 키움 에이스 안우진은 올 시즌 유독 득점 지원이 따르지 않으며 특급 피칭에도 불구하고 많은 승수를 쌓지 못했다. 안우진은 타선의 득점 가뭄, 불펜진의 방화에도 별다른 말없이 묵묵히 제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진에 빠졌고, 이번 NC전에서도 6이닝 9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했으나 모처럼 타선의 넉넉한 득점 지원을 받으며 시즌 6승째를 거둘 수 있었다. 모처럼 웃음꽃이 핀 안우진은 교체 후 더그아웃에서 박수를 치며 응원했고 경기 후 승리를 안겨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기쁨을 만끽했다. 잘할 때 묵묵하게 팀을 이끌고, 어려울 때 동료들에게 기댈 수 있는 것, 이게 감독들이 말하는 ‘원 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