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볼 이유 없다"…류승완 감독 '밀수', 김혜수·염정아의 완벽 시너지 [D:현장]

26일 개봉

류승완 감독의 '밀수'가 올 여름 극장가를 접수할 준비를 마쳤다.

ⓒ뉴시스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는 류승완 감독, 배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가 참석한 가운데 영화 '밀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이다.

'밀수'는 올해 텐트폴 작품 중 유일한 여성 투톱작이다. 김혜수는 "출연 제안 받았을 때 여성이 축을 이루는 작품을 제안해 주셔서 반가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겁지 않은 상업 영화라 더 좋았다. 저를 잘 보완해 줄 수 있는 염정아 씨를 상대로 만난다는 것도 고무적이었다"라면서도 "시작부터 끝까지 여성 중심의 영화라는 것에 책임감을 느낄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단지 제가 느낀 대로, 이 영화가 주는 재미에 충실하려고 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염정아는 "김혜수 선배님과 함께한다는 게 가자 큰 기쁨이었다. 이 영화가 흥행이 돼 또 다른 여성 영화들이 기획됐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밀수'는 해녀들의 수중 액션신으로 다채로운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류승완 감독은 기획 단계부터 스턴트맨 보다 수중 발레 전문가들로 구성한 팀으로 꾸렸다. 스턴트도 안무의 일종이라는 뜻을 모은 감독과 제작진은 아티스틱 수영 국가대표 출신인 김희진 수중 코치를 섭외해 배우들의 유려한 물 속 움직임을 만들어나갔다

류승완 감독은 "땅 위에서 펼쳐지는 격투신은 많이 찍어봤다. 수평의 움직임이 아니라 상하좌우 동선을 크게 쓰고 싶었고 물 속이라면 가능할 것 같았다.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육탄전이 처절해질 수 밖에 없었는데 물속의 해녀들이라면 경쾌하고 새로운 리듬의 장면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라고 탄생 비화를 밝혔다.

극 중 조춘자를 연기한 김혜수는 "수중 액션신은 콘티 하나하나 모두 정교하게 준비했다. 배우나 스태프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촬영했지만 두 커트 정도 남겨두고 사고가 있었다. 마지막에 이마가 찢어져 현장에 마지막 현장에 합류하지 못해 속상했다. 그만큼 현장을 좋아했다"라고 말했다.

밀수꾼 엄진숙 역의 염정아는 "3개월 전부터 수중 훈련을 계속 했다. 저는 수영을 아예 못하는 사람이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잘 극복해 마칠 수 있었다. 영화를 보는데 수중 액션신이 나올 때마다 저도 함께 숨을 참게 되더라"라고 수중 액션신을 촬영했던 때를 떠올렸다.

장도리 역의 박정민은, 초반 순수한 시골 청년에서 욕망에 사로잡힌 모습까지 다채로운 연기들을 선보였다. 박정민은 "류승완 감독님이 전화 주셔서 함께 영화 하자고 제안 주셔서 대본도 주지 않고 알겠다고 했다. 어려서부터 감독님의 팬이었고 꿈이었다. 장도리는 지금까지 제가 해왔던 이미지와는 상반된 캐릭터다. 저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셔서 이런 제안을 해주셔서 감사했다"라고 '밀수'에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박정민은 "저는 제 영화를 보기 전 긴장을 많이 한다. 영화를 보면서 많이 즐기고 웃었다. 사실상 저의 모든 연기는 100% 감독님의 영향이다. 액션도 웃으면서 찍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참 즐거웠다"라고 촬영 당시를 전했다.

류 감독은 가수 장기하를 음악 감독으로 섭외했다. 장기하는 오리지널 트랙과 70년대 가요를 적절하게 배치해 70년대 분위기 풍미를 더했다. 류승완 감독은 "제가 1973년생이다. 아버지가 영화와 음악을 좋아하셨는데 영향을 많이 받았다. 각본을 쓰면서 음악들을 찾아서 듣고, 상상했다. 선곡된 음악들은 촬영이 들어가기 전부터 표기해놨다. 이렇게 많은 곡을 쓴다는 건 예산과 결부되기 때문에 쉽지는 않았는데, 언제 또 해보겠나 싶어 도전했다. 장기하 음악 감독이 만든 곡과 70년대 선곡한 곡의 괴리가 덜하다. 크게 활약해 줬다"라고 설명했다.

김혜수는 '밀수' 현장에서 처음 느껴보는 행복과 만족감을 느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작업하는 내내 '이런 순간을 다시 맞이할 수 있을까' 싶었다. 성과를 떠나 난 촬영하는 기간 내내 예상하지 못한 선물을 이미 받았다"라고 말했다.

'모가디슈'에 이어 '밀수'까지 코로나 시대에 영화 두 편을 선보이게 된 류승완 감독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꾼 후, 올해 감기가 제일 독하듯 한국 영화계가 어렵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그럴 수록 영화인들이 정신 차리고 만들어야 한다. 한국 영화가 산업 속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건 '쉬리'다. 당시 경제적으로는 IMF를 겪고 있었다. 관객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고 기본에 충실한다면, 답이 있지 않을 수 있을까 싶다"라면서 영화의 본질을 강조했다. 26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