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중국에 ‘일대일로(BRI,육상·해상 실크로드)사업’ 탈퇴 계획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 뉴욕을 방문 중인 안토니오 타야니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멜로니 총리가 일대일로 탈퇴 계획에 대해 리창 중국 총리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멜로니 총리는 지난 9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리창 중국 총리와 양자회담을 하면서 일대일로 사업 탈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의 사업 탈퇴는 올해 일대일로 사업 10주년을 맞아 오는 10월 국제협력 정상포럼을 준비하는 등 다시 일대일로 띄우기에 나서고 있는 중국에 ‘충격’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왕이 중국 공산당중앙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4일 타야니 외무장관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회담을 가진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
왕 부장은 당시 회담에서 양국의 일대일로 협력 성과를 강조하며 “중국은 이탈리아와 함께 개방과 상생을 견지하며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가 더 큰 발전을 실현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주세페 콘테 총리 재임 시절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합류한 이탈리아는 G7 가운데 유일한 참여국이다. 하지만 일대일로 사업참여 이후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아 이탈리아는 사업 참여 지속 여부를 저울질해 왔다. 12월 22일까지 탈퇴를 결정하지 않으면 내년 3월 협정이 자동으로 갱신돼 참여 기간이 5년간 자동 연장된다.
멜로니 총리는 취임 전부터 일대일로 사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아직까지 공개적인 입장 표명은 내놓지 않고 있다. 중국의 불만을 자극하지 않는 탈퇴 방법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뉴델리 G20 정상회의에서 리 총리를 만난 뒤 “일대일로 탈퇴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부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