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첫 공식 인정…미군 우주군도 위성번호·인공위성식별번호 부여
일본 방위상이 북한 군사 위성의 궤도 진입 성공을 사실상 인정했다.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24일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은 북한이 발사한 군사 정찰위성이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하며 북한 정찰위성의 성공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일본 측은 북한의 위성 발사를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성공 여부에 대한 판단은 그동안 유보해왔다.
이번 기하라 방위상의 발언은 북한이 위성을 발사한 지난 21일 이후 처음 나온 것이다. 다만 그는 해당 위성이 제 기능을 다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의심을 품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기하라 방위상은 “해당 물체가 북한이 의도한대로 궤도를 이탈하지 않고, 의도한 대로의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신중하게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미국도 북한 위성의 궤도 진입에 대해선 인정했다. 미국 우주군 소속 제18우주방위대는 자체적으로 운영 중인 위성 추적 시스템을 통해 해당 사실을 확인 했다며 북한 위성에 부여된 위성번호(58400)와 인공위성 식별번호(2023-179A)를 공개했다. 미 우주군은 지구 궤도를 회전하는 위성에만 위성번호를 부여하고 있어, 관련 전문가들은 미국도 북한 위성의 궤도 진입을 인정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1일 쏘아 올린 위성이 괌에 위치한 미군 기지를 촬영했고, 해당 사진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봤다고 주장했다. 위성 사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북한은 촬영한 곳이 앤더슨 공군기지라고 특정하며 "한반도를 위협하는 미국의 군시설이 많이 들어선 곳"이라고 말했다. 해당 기지는 최근 한반도에 연이어 출격한 B-52 전략 폭격기의 비행장과 미 전략핵잠수함(SSBN)의 기항지 등 미군의 주요 전략 자산이 즐비한 곳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이에 대해 “북한이 찍었다는 사진을 확인할 수 없으나 만리경-1호의 해상도는 3~5m로 굉장히 낮은 수준일 것”이라며 “하지만 북한이 절대적 열세를 보였던 우주 정보력 측면에서 한미와 차이를 좁힌 것은 사실이다. 정찰위성으로 한국과 미국의 군대가 어디로 움직이는지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또한 이번에 위성을 띄운 우주 발사체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주요 기술이 똑같다”며 “발사체가 재진입 기술만 확보한다면 핵 타격용 미사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 미국에 치명적인 위험이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