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주 존재감 부각…게임주 10위권 밖 밀려
주도주 부재·이탈 등 영향으로 순위 변동 예상
올해 증시 변동성이 커진 여파로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톱10 순위가 뒤바뀐 채 막을 내렸다.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2차전지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순위 상승세를 보이며 10위권 안에 안착한 모양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3년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전일(28일) 기준 코스피 시총 10위권 내 순위를 지킨 종목은 삼성전자(1위)와 네이버(9위) 단 두 곳이다. 이들 종목을 제외하면 8종목의 순위에 변화가 나타났다.
2위는 SK하이닉스(103조120억원), 3위 LG에너지솔루션(100조350억원), 4위 삼성바이오로직스(54조922억원), 5위 삼성전자우(51조2658억원), 6위 현대차(43조467억원), 7위 포스코홀딩스(42조2433억원), 8위 기아(40조2044억원), 10위 LG화학(35조2256억원)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4위였던 SK하이닉스는 올 들어 반도체 업황이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된 영향을 받아 2년 만에 2위를 탈환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 신모델 투입 효과로 판매 모멘텀이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심리를 얻은 결과 각각 8위에서 6위, 10위에서 8위로 두 계단씩 올랐다.
이때 포스코홀딩스가 톱 10에 진입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12월 29일 시총 규모가 23조3840억원(12위)이었으나 올해 몸집이 약 2배 불어나 7위로 우뚝 치솟았다. 포스코홀딩스가 자리를 꿰찬 대신 삼성SDI는 11위로 떨어지며 톱10에서 밀려났다.
포스코홀딩스의 경우 올 한해 2차전지 투자 열풍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포스코그룹주를 비롯해 2차전지 관련주의 상승세가 부각되면서 시총 톱10에 대거 포진한 상태다.
코스닥 시장을 살펴보면 포스코DX는 지난해 말 50위권 밖이었으나 올해 4위(11조2810억원)까지 수직 상승했다. 2차전지를 등에 업은 에코프로비엠(28조1668억원)은 올해 시작과 동시에 1위를 차지했다. 올해 대장주에 등극했던 에코프로(17조2281억원) 역시 7위에서 2위로 수직 상승했다.
코스닥에서는 새롭게 등장한 종목들이 많았는데 올 한해 실적 부진으로 게임주가 약세를 보이며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면서다. 지난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카카오게임즈(4→19위), 펄어비스(6→14위), 스튜디오드래곤(8→31위) 등 3종목은 10단계 이상 떨어졌다.
코스닥 시장이 코스피 대비 투자부담이 적어 단기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몰리는 점을 고려하면 코스닥 시장의 시총 톱10은 지속해서 뒤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 코스닥 톱10에 속하는 종목들이 합병·이전상장 소식을 전한 만큼 내년 시총 상위주를 예측할수 없는 상황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에 흡수 합병을 앞두고 있으며 포스코DX·엘앤에프·HLB 등은 코스피로 이전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최유준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주식시장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반영되면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간 순위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도 “올해 주도주가 없었던 시장 흐름을 감안하면 내년에도 이 같은 현상이 지속돼 시총 순위 변동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