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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법원, 中 부동산 위기 촉발 헝다에 청산 명령…부채 444조원


입력 2024.01.29 18:42 수정 2024.01.29 22:23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헝다, 이의 신청할 수도…중국 본토 법원 판결도 변수

2021년 9월21일 중국 베이징의 한 광장에 헝다 그룹의 개발 프로젝트 홍보물이 걸려있다. ⓒAP/뉴시스

홍콩 법원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에 결국 청산을 명령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 고등법원의 린다 챈 판사는 29일 헝다를 청산해 달라는 채권자들의 청원을 승인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마자 홍콩 증시에 상장된 헝다그룹 관련 주가가 20% 이상 곤두박질쳤고 거래는 중단됐다.


헝다는 2021년 말 역외 채권에 돈을 갚지 못해 불안감을 키우더니, 이내 주택 건설중단, 하도급업체에 대한 공사대금 미지급 등의 문제를 일으키며 본격적인 위기를 맞았다. 헝다는 2022년 한 해 동안 108조원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이후 매년 부채가 누적돼 현재 2조 3882억 위안(약 444조 원) 부채를 안고 있다.


이번 소송은 역외 채권자 중 하나인 톱샤인글로벌이 2022년 6월 헝다에 투자한 채권을 이행받지 못했다며 제기한 것이다. 법원은 원금 회수율 등을 고려해 헝다에 채권단과 구조조정안에 합의할 것을 주문하며 청산소송 심리를 7번이나 연장했다. 그러나 회사의 지배권을 놓고 양보하지 않던 양측은 합의안 도출에 연거푸 실패했고, 결국 이날 법원이 더는 기다리지 못하겠다며 헝다에 사형을 선고했다.


챈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몇 개월에 걸친 협상에도 불구하고 채권단을 만족시킬 수 있는 실행 가능한 구조조정 계획을 마련해 오지 못했다”며 “법원은 회사에 대해 청산 명령을 내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청산 배경을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당국이 사태를 최소화하려 노력했지만, 이날 홍콩 법원이 헝다에 청산을 명령했다”며 “중국 금융시장에는 큰 파문이 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외국 투자자들은 헝다 청산 과정을 유심히 지켜볼 것이다. 중국이 역외 채권단의 권리를 얼마나 보장해주느냐에 따라 해외 자금의 흐름도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날 판결이 헝다에 대한 처분을 완전히 결정한 것은 아니다. 아직 헝다에겐 홍콩 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중국 본토 법원에서 홍콩 법원의 판결을 얼마나 인정할지도 변수다. 헝다가 중국 본토에 수십만 채의 주택 공사를 중단하고 있고, 수천 개의 하청 업체에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본토 법원이 다른 판결을 내릴 가능성도 높다.


한편 헝다그룹은 '정상적 경영'과 '채무 해결'을 추진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중국 매체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샤오언 헝다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홍콩 법원 결정이 나온 뒤 입장 발표를 통해 "앞으로 그룹은 어려움과 문제에 맞서 모든 합법적 조치를 하고, 국내외 채권자의 합법적 권익을 보장한다는 것을 전제로 그룹 업무의 정상적인 경영을 점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샤오 총재는 "동시에 청산인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법에 따라 청산인과 협력해 관련 절차를 이행하며, 국제적 관례와 시장 규칙에 따라 채무 해결 등 업무를 추진하겠다"며 "주택 인도 등 중점 업무도 점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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