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순방 귀국길 이후 잠행
최근 관저 '尹·넷플릭스 CEO·이정재 오찬' 동석
故 유재국 경위 순직 4주기 맞아 유가족에 위로 편지
대통령실 "공개 행보? 확대 해석"…與 "제2부속실 설치해야"
명품 가방 수수 논란 이후 두 달 넘도록 침묵을 유지하던 김건희 여사가 본격적으로 대외 행보를 재개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재개 여부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하는 모습이다.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 공개 행보를 삼가왔다. 그러던 중 지난 17일 윤 대통령이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방한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와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인 '오징어 게임' 시즌2에 출연하는 배우 이정재 씨와 오찬을 함께할 때 김 여사도 동석하면서 "공식 활동을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왔다. 다만 대통령실은 관련 내용을 전달한 김수경 대변인 명의의 서면 브리핑에서 김 여사 참석에 대해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고, 공식 배포한 사진에도 김 여사의 모습은 없었다.
이에 앞서 김 여사는 지난 15일 고(故) 유재국 경위 순직 4주기를 맞아 부인 이꽃님 씨와 아들 유이현 군에게 추모 편지와 과일 바구니를 전달했다. 유 경위는 2020년 한강 투신자를 수색하던 중 순직했다. 김 여사는 지난해 4월에는 전몰·순직 군경 유가족을 지원하는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유 경위의 자택을 방문해 이 씨와 유 군을 만나기도 했다.
극한으로 치닫던 당정 갈등이 봉합된 뒤 윤 대통령이 지난 7일 KBS와의 대담을 통해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에 대해 해명에 나서고, 의대 정원 확대, 전국 순회 민생토론회 주재 등 민생 중심 행보로 국정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자, 김 여사가 조심스럽게 공개 활동을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정치권 일각에서 나왔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이같은 행보가 당장 공식적인 대외 활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9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관저에 손님이 오셔서 대통령과 식사를 하는데, 여사가 함께하지 않는 것도 자연스럽지 않은 모습이 아니냐"고 했다. 유 경위 유가족에게 전달된 편지와 과일 바구니와 관련해선 "유 경위의 부인께서 언론과 인터뷰 하는 과정에서 편지와 과일 바구니 사진이 공개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게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이를 공개 행보 신호탄으로 보는 것은 확대 해석"이라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야권에 공세 거리를 주지 않기 위해 (독일·덴마크) 순방까지 연기했는데, 선거 전에 대외 활동을 섣불리 재개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여사가 공식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고 보고, 마땅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김 여사가 최근 관저에서 있었던 윤 대통령,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 이 씨와의 오찬 때 동석한 것을 언급하며 "이 정도 되면 활동을 재개했다고 봐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김 비대위원은 "영부인이 임기 내내 활동을 중지할 수는 없다"며 "어떤 식으로든 공식적·비공식적으로 활동을 할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이 연초 대담에서 '제2부속실 설치를 검토한다'고 했다. 최소한 제2부속실 설치, 나아가 특별감찰관 선임까지는 했어야 하지 않나. 그런 면에서 조금은 아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