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셋플러스 전담팀 신설…미래에셋 상표권 출원
RA 퇴직연금 진입 주목...“장기적 전략 지원 필요”
자산운용사들이 인공지능(AI)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면서 금융투자업계 전반에 AI 서비스를 적용하려는 노력이 확산되고 있다.
증권사들도 관련 조직을 만들어 대응하고 있는 가운데 생성형 AI와 로보어드바이저(RA) 등을 기반으로 한 AI 기술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AI가 신사업 기회로 여겨지면서 관련한 전담 조직을 신설하거나 사업 영역을 확충하려는 행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RA의 연내 퇴직연금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자산운용사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는 양상이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지난달 AI 운용을 전담하는 AI 자산운용팀을 신설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중에는 AI 공모주식형 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회사측은 벌써 약 400조원 가까운 규모로 커진 퇴직연금 시장에서 AI 펀드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날 것이란 점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올 하반기부터 개인형퇴직연금(IRP)을 AI 펀드매니저인 RA에 일임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데 따른 것이다.
업계가 AI 운용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발 빠른 투자·인수 행보도 나타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AI와 RA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운용사로 꼽힌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해 11월 한국 특허청과 미국 특허청에 AI 사업을 위한 ‘웰스스팟(Wealthspot)’ 상표권을 출원했는데 글로벌 AI 사업을 주도할 해외 신규 법인 설립을 위한 것이다. 올해부터 미래에셋운용의 본격적인 AI 사업 확장과 인력 확충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미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AI 및 RA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지난해 8월 호주 로보어드바이저 운용사인 ‘스탁스팟(Stockspot)’을 약 240억원에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 금융그룹이 해외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운용사를 인수한 것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처음이다.
증권업계 역시 작년부터 생성형 AI 서비스가 단순 안내·상담 업무를 뛰어넘어 중요한 미래 먹거리로 인식되고 있는 분위기다. 여기에 RA 부문의 성장성도 커지면서 주요 증권사들의 조직 개편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로 사업 확장 기조가 강해지고 있다.
키움증권은 올해 1월 AI를 활용해 전사적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AIX팀’을 신설했고 미래에셋증권도 작년 하반기 ‘AI솔루션 본부’를 신설했다. NH투자증권도 WM 디지털(Digital)사업부 안에 ‘AI솔루션부’ 조직을 배치해 생성형 AI와 RA를 바탕으로 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에선 향후 금투업계의 AI 기술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더욱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AI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것에 비해 관련 인적 자원과 예산 비중은 해외 선진국들과 비교해 아직 크게 부족하다는 점에서다.
노성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금융업 종사자 중 AI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인력의 비중은 해당 분야에서 앞서고 있는 미국과 인도 등에 비해 적은 편”이라며 “장기적인 전략에 기반한 지원과 금융 전문가와 AI 기술 전문가간 원활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