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레버리지 투자상품 올들어 40%대 수익
경기민감 산업금속도 강세...1개월간 30%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금·은·구리·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관련 투자 상품들이 수익률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다. 시장에선 당분간 경기에 민감한 원자재 관련 상장지수증권(ETN)·상장지수펀드(ETF) 등 상장지수상품(ETP)에 대한 투자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이날 기준 ‘QV 블룸버그 2X WTI원유선물’ ETN은 올해 들어 43.6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ETN은 뉴욕상업거래소에 상장된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신한 블룸버그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43.35%)과 ‘한투 블룸버그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43.18%) ETN도 올들어 수익률 40%를 웃돌면서 국내 상장된 ETP 중 수익률 상위 5위권 내에 들었다.
같은기간 귀금속 ETN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은 선물 가격과 금 선물 가격을 각각 2배로 따르는 ‘한투 레버리지 은 선물’(38.74%), ‘한투 레버리지 금 선물’(36.51%)이 30%가 넘는 수익을 거뒀다.
원자재 투자 상품들이 올해 높은 수익을 낸 데는 미국의 견조한 경기와 중국의 대대적인 부양책과 중동지역에서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작용했다.
우선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원유와 구리 등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렸다. 산업재 성격이 강한 은과 구리, 에너지는 경기 회복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원자재로 꼽힌다.
최근에는 원유 생산이 집중된 중동 분쟁이 격화돼 유가 및 원자재의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유가 상승이 각종 원자재의 물가를 자극하는 데다 중동 정세 불안까지 확산되면서 원자재 값이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강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데이터와 지정학적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글로벌 자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지만 금과 은 등 귀금속 및 산업금속은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철광석과 구리 등 산업용 원자재 관련 상품이 최근 한 달간 강세를 나타냈다. 주로 원자재를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ETN이 상승 랠리를 주도했다.
‘대신 2X 철광석 선물’(33.48%)과 ‘한투 레버리지 은 선물’(30.36%) ETN이 이 기간 ETP 수익률 1위, 2위를 기록했고 ‘신한 레버리지 구리 선물’(15.36%)도 15%대의 수익을 올렸다.
ETF 중에서는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H)’(18.37%), ‘ACE KRX금현물’(18.13%),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14.15%), ‘KODEX은선물(H)’(11.94%), ‘TIGER 금은선물(H)’(10.93%), ‘TIGET 구리실물’(10.56%) 등이 1개월 수익률 상위에 안착했다.
시장에선 향후 글로벌 경기 회복을 고려하면 추세적인 강세가 기대되는 원자재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지연되는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기존에 주도주로 집중됐었던 수급이 원자재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관련주로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가·구리 가격과 원자재 기업들의 주가가 이미 새로운 상승 추세의 형성을 알리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