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특유의 장마철 높은 습도에 고전
훈련 태도 성실, 동료들과도 친밀감 형성
K리그 데뷔 첫 필드골 터뜨리며 완벽 적응 알려
“습식사우나라도 같이 다녀야 하나요?”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제시 린가드(서울)에게 생애 첫 제주 방문은 유쾌한 기억은 아닌 듯하다.
10일 대전과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김기동 감독은 지난 6일 제주 원정서 린가드의 부진한 경기력에 대해 “예전 컨디션이 아니라 물어봤더니 살아보면서 이렇게 습한 날씨는 처음 느껴봤다고 하더라, 나한테 호흡이 안 될 정도였다고 토로했다”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이에 취재진이 ‘린가드에게 보양식이라도 먹여야 하지 않나’라고 묻자, 김기동 감독은 “수시로 이야기는 하는데 본인이 알아서 잘 챙겨 먹는다. 그런데 입은 좀 짧다”며 “차라리 습식사우나를 같이 다녀야 하나?”라고 위트 있게 말했다.
한국 특유의 장마철 습한 날씨에 다소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린가드를 바라보는 김기동 감독의 만족감은 높다.
김 감독은 “컨디션은 80% 정도 왔다고 생각한다. 아침에 외국인 선수들이랑 식사를 하다가 팔로세비치는 린가드가 온다 해서 사실 처음에는 거만하고 우리랑 밥도 같이 안 먹을 줄 알았는데 다르다고 이야기를 했다”며 “동료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훈련도 열심히 해서 만족한다”고 미소를 보였다.
김기동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린가드는 이날 대전과 홈경기에서 K리그 첫 번째 필드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20분, 린가드는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강상우의 크로스를 감각적인 헤더로 연결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올 시즌 K리그서 13경기 만에 나온 린가드의 첫 필드골이었다. 그는 지난달 26일 강원과 홈경기서 페널티킥으로 K리그 데뷔골을 성공시켰다. 이어 3경기 만에 필드골을 성공시키며 완벽한 K리그 적응을 알렸다.
경기 전 80% 정도 충족했다고 말한 김기동 감독의 린가드를 향한 기대치는 좀 더 상승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100%가 머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