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SKT 전자처방전 서비스, 9년 만에 무죄 확정…대법 "의료법 위반 아냐"


입력 2024.08.09 11:07 수정 2024.08.09 11:07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SK텔레콤, 2010년 전자처방전 서비스 시행…약국과 병원 사이 중계

검찰, 정보유출 가능성 제기…개인정보보호법·의료법 위반 혐의 적용

재판부 "단순히 중계한 것 불과…민감정보 수집·저장·보유한 것 아냐"

ⓒ게티이미지뱅크

개인정보 유출 논란으로 9년 전 재판에 넘겨져 사업이 중단됐던 SK텔레콤의 전자처방전 서비스가 의료법 등 관련 법령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개인정보보호법·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SK텔레콤과 담당 임직원에게 무죄·공소기각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11일 확정했다.


SK텔레콤은 2010년 12월 전자처방전 서비스를 시행했다. 병원에서 발급하는 종이 처방전 하단에 바코드가 출력되고, 환자한테 처방전을 받은 약국이 바코드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처방 정보가 약국 전산망에 입력되는 형태였다.


SK텔레콤은 병원의 처방 정보를 암호화된 형태로 서버에 보관하다가 약국이 바코드를 입력하면 그대로 전송하는 중계자 역할을 했다.


그런데 개인정보보호법 시행 이후인 2014년 처방 정보의 유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검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했고 2015년 7월 개인정보보호법·의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SK텔레콤이 민감정보인 환자들의 처방 정보를 불법으로 수집·저장하고, 환자들의 동의 없이 약국에 유출했다는 이유였다. SK텔레콤은 결국 전자처방전 사업에서 철수했다.


그러나 법원은 전자처방전 서비스가 법을 어기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판단했다.


1·2심 법원은 공소사실 중 상당수는 정보주체가 누구인지 특정되지 않았다고 보고 공소를 기각했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2심 법원은 병원이 약국에 처방전을 전송하는 과정을 SK텔레콤이 단순히 중계한 것에 불과하므로 민감정보를 수집·저장·보유하거나 약국에 제공해 개인정보보호법상 '처리' 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암호화된 처방전을 민감정보로 볼 수 없으며 SK텔레콤이 이를 그대로 전송한 것을 의료법상 개인정보의 '탐지'나 '누출'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이유도 들었다.


검찰이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4년간 심리한 끝에 무죄·공소기각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죄 및 의료법 위반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을 변호한 법무법인 세종 측은 "민감정보의 처리 등 개인정보보호와 관련된 주요 쟁점이 망라하여 다뤄진 사건"이라며 "최근 전자처방전 제도 도입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가운데 2010년경 시도됐던 서비스가 개인정보보호법 및 의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