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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클라우드시네마, 주민의 문화 쉼터로 [공간을 기억하다]


입력 2024.08.09 13:56 수정 2024.08.09 14:00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작은영화관 탐방기⑨]

문화의 축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OTT로 영화와 드라마·공연까지 쉽게 접할 수 있고, 전자책 역시 이미 생활의 한 부분이 됐습니다. 디지털화의 편리함에 익숙해지는 사이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공간은 외면을 받습니다. 그럼에도 공간이 갖는 고유한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기도 합니다. 올해 문화팀은 ‘작은’ 공연장과 영화관·서점을 중심으로 ‘공간의 기억’을 되새기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포천 클라우드시네마는 2개의 상영관에 각각 49석이 설비된 영천면에 위치, 지역 주민 및 군부대 장병들에게 영화관람 기회를 제공한다. 멀티플렉스에 가지 않더라도 작은영화관에서는 저렴한 관람료로 최신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클라우드시네마를 찾은 날엔, 입구와 로비 안에 지역 주민들이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꼭 영화를 관람하지 않더라도 주민들이 찾는 마을의 사랑방 같은 기능을 하는 것 같았다.


클라우드시네마는 2019년 12월에 개관했으나, 개관 직후 코로나19로 인해 위탁 운영 업체가 파산하며 휴관에 들어갔고 2021년 7월에 주식회사 작은영화관이 입찰을 받아 재개관 후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작은영화관 정민화 대표는 '작은영화관'은 지역주민의 문화향유권을 증진하고 문화복지 수준을 향상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사업으로, 지역 주체성을 근간으로 한 다양한 문화 사업을 개발하여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로 수익실현이 아닌 지역주민의 문화복지 공공성 지속이 목표라고 말한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지역사회의 문화적 발전, 군부대와의 협력도

클라우드시네마는 인구 밀집 지역에서 벗어나 작은영화관이 운영 중인 여러 지점 중에서 관객 수가 많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포천 주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영화관의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존재의 이유가 명확하다.


"여기 살던 분들이 철원의 작은영화관에 가셔서 영화를 보고는 하셨는데 동네 안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것에 만족감이 크다고 말씀해 주세요. 무엇보다 이 동네에 가장 깨끗하고 높은 건물이 있다는 것에 대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시고요. 공적인 영역에 있는 영화관이다 보니 이 지역의 편한 휴식공간이 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요. 그래서 행사도 그런 쪽에 맞춰져 있어요. 영화가 생각보다 기호 식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더라고요. 보는 사람은 보지만, 보지 않는 사람들은 잘 보지 않아요. 그런데 작은영화관은 지자체에서 직접 짓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낮아요. 포천 클라우드시네마에 기대하는 부분은, 이 건물이 여기에서 가장 최신 건물인데, 여기서 반상회나 지역 모임을 한다든지, 사람이 모이는 공간으로 거듭난다면 지역 소멸의 방어적인 측면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군 부대와 MOU를 맺어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날도 영화 상영표에는 군인들의 단체 관람 일정이 적혀 있었다.


"백영현 시장님께서 MOU를 맺은 여단장님과의 자리를 직접 주선해 주셨어요. 그래서 감사한 마음으로 설명 드리고 협약식을 맺게 됐죠. 지금은 관객 수의 반이 MOU 단체가 될 만큼 인근 군 부대에서 많이 찾아주고 있어요. 포천점 키오스크에는 포천점에만 제휴 메뉴판이 따로 있고요. 포천의 사례를 가지고 지른 지역에서도 한 번 협의를 해보려고 했는데 생각처럼 쉽지는 않더라고요."


관객 수는 운영과 직결된다. 포천 클라우드시네마는 관객 수가 많지 않지만 시에서 많은 관심과 일정 지원을 받으면서 현상 유지 중이다.


"현재 백 시장님께서 저희의 노력을 인정해 주셔서 영화관람료의 부금을 시에서 지원을 해주고 있어요. 운영비 절감을 통해 올해 굉장히 큰 폭으로 수익을 개선 중입니다. 여러 지점을 운영하다 보니, 알게 된 건 지휘권자의 관심이 높은 곳이 실적이 좋다는 겁니다. 행정적으로 너무 바쁘신 것을 알고 있지만 지자체에서 관심 하나만으로 큰 차이가 나기도 하더라고요."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장소로 거듭나길

더 많은 주민들이 장벽 없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나 행사도 진행 중이다.


더 많은 관객들이 찾아주기 위해 환경의 날에 맞춘 '어린이날 그림대회', 노인의 달, 가정의 달 맞이 가족 초청 행사 등을 진행 중이다. 10월에는 '작은영화제'라는 이름의 행사를 개최하기 위해 기획 중이다.


"10월에 하는 행사는 조금 더 주민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어요. 지역 주민들이 10분 내외 유튜브용 영상을 제출하면 심사를 해서, 같은 날 영화관에서 상영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포천 뿐만 아니라 다른 지점에서도 할 예정이고요. 이곳이 영화를 상영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영상 문화의 다양한 장르가 시도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어요."


앞서 진행한 환경의 날 '어린이 그림대회'에서는 작품 수가 700개가 접수 될 만큼, 예상보다 참여율이 높았다. 이에 작은영화제 역시 많은 주민들의 참여를 할 것이라고 전망 중이다.


"인구 수가 많지 않고 고령의 인구가 많다 보니 '어린이 그림대회'가 효과가 있을까 우려를 했지만 많은 분들이 참가 해주셨죠. 생각보다 가족 인구가 적지 않아 그 분들만 참여하더라도 기획하는 행사들이 풍성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 들어요."


정 대표는 작은영화관이 그 지역을 이해할 수 있는 명소가 되길 희망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운영 과정에서 지자체의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희도 열심히 운영을 할 테지만, 지자체도 함께 협력해서 지역주민들을 위한 작은영화관을 잘 보존하고 싶어요. 너무 바빠서 여기까지 신경 쓸 수 없다는 것도 이해하지만, 가장 많은 인원이 모이는 공간인 만큼 운영을 갖고 유지해 준다면 더욱 상징적인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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