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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날 때 책 접하게 해야”…쇼츠에 빠진 아이들에게 필요한 ‘책’의 재미 [영상 시대, ‘책’ 권하기②]


입력 2024.09.28 08:32 수정 2024.09.28 08:32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결국엔 학교 교육이 입시 위주에서 다양한 책을 활용하는,자율적 학습 방식으로 바뀌어야”

독서문화진흥법에 따르면 ‘학교의 장’은 학생이 독서를 생활화할 수 있도록 독서 모임의 운영 장려하고, 학교 도서관의 설치·운영 등 필요한 여건을 조성하고 이를 지원해야 한다. 또 독서 활동이 학교 도서관 활동과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운영해야 하며, 또 ‘학교의 장’은 학교에서 독서를 생활화하기 위해 사서 교사나 독서 교육을 전담하는 교사를 1명 이상 둘 수 있다.


독서문화진흥법은 ‘국민의 지적 능력을 향상하고, 건전한 정서를 함양하며 평생 학습의 바탕을 마련함으로써 국민의 균등한 독서 문화 활동 기회를 보장하며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초·중·고등학교의 역할이 중요하다.


ⓒ뉴시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3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서 초중고교생 종합독서율은 95.8%로, 성인 43.8%와 비교했을 때 높다. 그러나 ‘영상’을 넘어 ‘쇼츠’를 소비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진 요즘, 이 결과가 성인까지 이어지기 위해선 ‘책’의 필요성과 재미를 알려주는 과정은 꼭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23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10대 스마트폰 보유율은 99%가 넘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수의 독자는 독서 장애 요인을 ‘스마트폰이나 게임 등 다른 매체를 이용해서’라고 설명했다. 스마트 기기와 디지털 콘텐츠 소비에 친숙한 10대들이 점점 책과 멀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물론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현재 초중고등학교에는 필수적으로 학교 도서관이 설치돼 있으며, 사서 교사와 같은 전문 인력도 배치하게 돼 있다. 17개 시ㆍ도교육청에서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을 운영, 학생들의 독후활동 관리도 돕고 있다. 학교생활기록부에 ‘독서 활동’란을 마련해 학생들의 독서 활동을 권장하는 것도 기본이다.


다만 교육청 또는 학교에 따라 독서교육의 빈도 및 내용은 천차만별이다. 전문 인력 배치도 필수지만, 이조차도 실천하지 못하는 학교들이 많다. 사서교사 배치 의무화에도 불구, 사서교사를 갖춘 학교는 15%에 불과하며, 이러한 상황에서 내년 사서교사 신규 선발인원은 49명으로 지난해 76명에서 대폭 감소했다. 법으로 지정된 내용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알찬 독서 교육을 기대하기는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비독자의 독자 전환을 위해선 비독자들이 ‘촘촘하게’ 책을 만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학교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이용훈 도서관문화 평론가는 “비독자를 독자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련 주체들이 서로 협의하고 협력해서 비독자들에게 촘촘하게 책을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학교의 역할이 필요한 이유를 언급한 이 평론가는 “교육이나 학습 활동에서 책을 읽게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럴 수 있도록 학교 도서관이나 대학도서관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짚었다.


책과사회연구소 백원근 대표 또한 책을 ‘가깝게’ 접하기 위해선 학교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학습 활동 과정 안에 ‘독서’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활동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백 대표는 “수업 시작 전 20분 정도의 ‘아침독서’ 시간을 모든 학교에 만들어서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읽거나, 읽은 책 중에서 좋은 구절을 소개하도록 했으면 한다”면서 “어떤 초등학교 선생님이 매일 한 권씩 그림책을 읽어주었는데 아이들이 매일 그 시간을 기다린다고 한다. 선생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수업 시간이나 틈이 날 때 재미나고 좋은 책의 한 구절을 읽어주는 선생님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개별 교사들의 노력만으로 가능한 일은 아니다. 백 대표는 “요즘 선생님들은 책에 관심이 없고 책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분들에 대한 독서 연계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교육과 정보 제공부터 필요하다”고 독서 교육에 필요한 뒷받침을 지적했다.


8년 차 중학교 교사는 “여러 노력이 필요하지만, 사실 10대가 되면서는 독서할 시간이 없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좀 더 어릴 땐 독서를 좋아하던 친구들도 책을 놓게 되는 시기가 오게 되는 것 같다. 학원에 다니면서 학교 시험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는 아이들에겐 독서까지 챙길 여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평론가 또한 “결국 최종적으로는 학교 교육이 입시 위주에서 자유로운 자발적 학습의 방식으로, 교과서 중심에서 다양한 책을 활용하는, 교사와 학생들의 자율적 학습 방식으로 바뀌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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