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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영화인 수상·이선균 추모…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열흘 간의 여정 시작 [29th BIFF]


입력 2024.10.02 22:04 수정 2024.10.02 22:37        (부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류성희 미술감독 까멜리아상 수상하며 "많은 여성 영화인들과 영광 나누고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흘 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가 배우 박보영, 안재홍의 사회로 개막식을 열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개막식 전, 개막작인 넷플릭스 영화 '전,란'의 배우 강동원과 박정민, 김신록 등이 레드카펫을 밟으며 축제 분위기를 달궜다. 송중기를 비롯해 '부산이 사랑하는 영화인상'을 수상한 조진웅, 배우 이정재, 공승연, 정준호, 수현, 권유리 등 여러 배우들이 레드카펫을 밟으며 관객들과 소통했다.


영화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의 감독 겸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를 비롯해 영화 '뱀의 길', '클라우드'로 부산을 찾은 일본의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일본의 청춘스타 사카구치 켄타로, 포르투갈의 거장 미겔 고마스 등 해외 영화인들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개막식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와 샤넬이 신설한 '까멜리아상'의 시상으로 시작됐다. 여성의 문화적, 예술적 기여를 널리 알린 영화인에게 주는 이 상은 미술감독 류성희가 수상했다. 그는 영화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 '아가씨', 헤어질 결심' 등을 통해 관객들을 만났었다.


류 감독은 "여성 영화인들을 위해 의미 있는 상을 만들어 준 부국제와 샤넬 측에 감사드린다"면서 "제가 영화를 시작할 때만 해도 여성 미술감독이 많지 않았다. 처음 포트폴리오를 들고 수많은 제작사를 찾아다니면서 멜로 같은 장르가 아니면 고용되기 힘들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때 어떻게든 살아남아 이 인식과 문화를 바꾸고 싶다고 생각했다. 여성이 만든 장르 영화도 독창적이고 강렬할 수 있고, 거칠고 공포스럽고, 결국 인간사 모든 희로애락을 표현할 수 있고, 거기에 섬세함도 더할 수 있다는 생각을 수없이 되뇌곤 했다"고 자신의 활동을 되돌아봤다. 이어 "도약을 꿈꾸는 많은 여성 영화인들과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아시아영화산업과 문화발전에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인물 또는 단체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과 한국영화를 널리 소개하는 데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하는'한국영화공로상'이 시상됐다.


한국영화공로상은 고 이선균에게 돌아갔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 영화 '행복의 나라' 등 이선균의 작품 속 활약이 화면을 통해 관객들에게 공유됐다. 박보영은 "너무 안타까운 이별이었다. '나의 아저씨' 마지막 인사처럼 이제는 편안함에 이르셨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구라사와 기요시 감독은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은 영상을 통해 "저는 감독님의 광팬이다.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싶은 마음"이라며 "'큐어', '회로', '도쿄 소나타', '밝은 미래', '산책하는 침략자' 제가 좋아하는 작품들이 너무 많다. 매번 충격과 영감을 주셨다"라고 존경심을 표했다.


무대에 오른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이렇게 훌륭한 상을 받게 돼 놀랍다. 제가 영화를 찍기 시작한 지 벌써 40년이 됐습니다만, 처음 부국제에 참가한 것은 20년 전이니, 제 영화 인생의 반을 부국제가 지켜봐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20년간의 제 경력을 평가 받아 이런 명예로운 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는 "저는 올해 두 편의 영화를 만들었는데, 두 편 모두 상영을 하게 됐다. 제게 있어 그 무엇보다 기쁜 일이다. 부국제의 관객들은 전 세계 어느 곳보다도 가장 수준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런 수준 높은 관객들에게 최신작을 보여주게 됐다"고 기대감도 드러냈다.


지난해 내홍으로 파행을 겪은 이후 개최된 이번 부국제는 위기를 딛고 다시금 위엄을 드러낼 수 있을지, 그 결과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부국제는 조종국 운영위원장 선임 이후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돌연 사퇴 의사를 밝히며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후 허문영의 성폭력 의혹까지 불거졌으며, 이러한 논란 속에서 이용관 이사장마저 사퇴했었다. 이에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이사장, 집행위원장 없이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를 중심으로 진행됐었다.


박찬욱 감독이 제작하고, 배우 강동원, 박정민 등이 출연하는 넷플릭스 영화 '전,란'을 개막작으로 선정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대중성'에 방점을 찍고 관객들의 관심을 아우르고 있는 만큼 이번 부국제가 10일간의 여정을 마친 뒤 어떤 평가를 받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에는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54편을 포함하여 총 63개국으로부터 온 278편의 영화를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메가박스 부산극장 등 총 5개 극장, 26개 상영관에서 만날 수 있다. 11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개최된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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