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부사장 8명, 30대 상무 1명...미래 CEO 후보군 확대
신기술 분야 인재 다수 발탁...여성·외국인도 등용 이어져
삼성전자가 2025년 임원 인사에서 39세 상무와 46세 부사장을 배출하며 미래 삼성을 이끌 차세대 주자들을 전진배치했다. '관록'의 한종희·전영현 부회장 투톱 체제를 유지하는 한편 '젊은 피'를 대거 수혈해 안정 속 변화를 조화롭게 구현했다.
특히 40대 부사장 8명과 30대 상무 1명을 발탁한 것은 이재용 회장의 혁신과 변화를 가속화하기 위한 인사라는 평가다. 젊은 인재의 고른 등용으로 전 사업 영역에 걸쳐 초격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 명실상부 초일류 기업 지위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삼성전자는 29일 단행한 2025년도 정기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 35명, 상무 92명, 마스터 10명 등 총 137명의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이중 40대 부사장 8명과 30대 상무 1명을 새롭게 선임했다.
삼성전자는 2021년 인사제도 개편을 통해 부사장·전무 직급을 통합해 부사장 이하 직급 체계를 부사장-상무 2단계로 단순화한 바 있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는 40대 부사장 11명, 30대 상무 1명이었으나 올해는 각각 8명, 1명으로 규모는 다소 축소됐다.
이번 인사에서 40대 부사장 승진자 중 최연소자는 DS부문 CTO 반도체연구소 D램 TD1팀 임성수 부사장이다. 만 46세인 임 부사장은 D램 제품 공정 인터그레이션 전문가로서 D램 스케일링 한계 극복을 위한 세계 최초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VCT) 개발을 주도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오겸 DS부문 제조&기술담당 8인치제조기술팀장 부사장도 47세 나이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로직 소자와 공정기술 전문가로 개발부터 양산 안정화, 고객 대응까지 프로세스 전반을 이끌며 레거시 제품 성능 및 사업 경쟁력을 강화했다.
노경래 DX부문 VD사업부 영업전략그룹장 부사장은 마케팅, 해외영업 등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VD 제품 영업 전문가로서 프리미엄 제품군의 시장 점유율 확대, 신제품 셀아웃 확판 등에 기여한 공로로 48세에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동갑인 배승준 DS부문 메모리사업부 DRAM설계3그룹장 부사장은 D램 I/O 회로 설계 전문가로 D램 제품의 고속 I/O 특성 확보에 기여하며 업계 최고속 10.7Gbps LPDDR5x 개발 등 D램 제품 경쟁력 강화를 주도한 점을 인정 받았다.
김기환 DX부문 MX사업부 이머시브 S/W개발그룹장 부사장은 비주얼 S/W, 그래픽 개발 경험이 풍부한 AI 비전 분야 전문가로서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XR(확장현실) 제품의 차별화, 완성도 향상에 주도적 역할을 한 점을 인정 받아 49세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동갑인 김연정 DX부문 MX사업부 SEV법인 구매팀장 부사장은 H/W 상품화, 부품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구매/소싱 분야를 담당 중으로 중장기 차원에서의 AP/메모리, 기구/글라스/메탈 등 안정적 수급에 기여한 점을 인정 받았다.
임성수·권오겸 부사장을 포함해 이번에 40대 부사장으로 선임된 8명은 이재용 회장의 뉴삼성을 구현할 핵심 인재들로 반도체, 모바일, SW, AI 등 차세대 기술 성장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여성 부사장 발탁도 눈에 띈다.
이귀호 DX부문 VD사업부 광고서비스 그룹장 부사장은 VD 광고 서비스의 초기부터 기반을 구축해 온 서비스 비즈니스 전문가로 광고 서비스 매출 성장을 리딩하였으며, 신규 광고 사업기회를 지속 창출한 점을 평가받아 49세 나이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서정아 DX부문 MX사업부 디지털 커머스팀장 부사장은 온라인 비즈니스 전문가로 거래선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프로모션을 활성화하고 데이터 기반의 영업전략을 실행, 매출 확대에 기여한 점을 인정 받아 53세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동갑인 장소연 DX부문 한국총괄 마케팅팀 부팀장 부사장도 브랜드 마케팅 및 제품 광고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 내 AI 가전 마케팅 강화, 갤럭시 브랜드 인식 제고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0~2004년생)에서 신규 임원이 여럿 배출됐다.
상무로 승진한 30대에서 유일한 승진자인 하지훈 DX부문 CTO SR 통신S/W연구팀 상무는 올해 최연소 상무 승진자로 꼽힌다.
하 상무는 S/W 핵심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주도한 차세대 통신 S/W 플랫폼 설계분야 전문가로, 특히 v랜 차별화 기술을 리딩하며 통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 점을 인정 받아 올해 최연소 상무 승진자로 이름을 올렸다.
김상하 DX부문 CTO SR 랭귀지 인텔리전스팀 상무는 자연어 처리 및 기계학습 분야 전문가로 AI 기반의 통·번역 기술 개발을 통해 갤럭시 AI를 상용화하고,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해 업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 점을 인정 받아 43세 나이로 상무에 올랐다.
석지원 DX부문 MX사업부 커뮤니케이션그룹 상무는 글로벌 영업 경험을 보유한 MX 플래그십 제품 마케팅/PR 전문가로 제품 런칭 시 Galaxy AI 메시지 확산, 신제품 홍보 등을 성공적으로 리딩한 점을 평가받아 44세에 상무로 승진했다.
역량있는 외국인 약진도 두드러졌다. Sitthichoke(시티촉) DX부문 동남아총괄 TSE-S법인 상무는 태국 출신의 영업 전문가로 MX 플래그십 제품 판매를 지속 성장시켰으며 글로벌 확산가능한 셀아웃 플랫폼 사례를 발굴하는 등 영업 리더십을 입증해 52세 나이로 상무로 승진했다.
한편 30대 임원·40대 부사장 발탁 기조는 성별, 학벌, 국적을 불문하는 이재용 회장의 인재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이 같은 기조는 내년 인사에서도 이어져 3040 중심 리더십이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현재의 경영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성과주의 원칙 아래 검증된 인재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추진하는 등 인적쇄신을 단행했다"며 "삼성전자는 주요 사업의 지속성장을 이끌 리더십을 보강하는 한편, 신성장 동력 강화를 위해 S/W, 신기술 분야 인재를 다수 승진시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