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내년 역대 최대 규모의 특별국채를 발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을 상대로 대대적인 ‘관세전쟁’을 예고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과감한 재정정책을 집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24일 중국 당국이 내년 3조 위안(약 600조원) 규모의 특별국채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규모는 올해 발행된 특별국채 규모(1조 위안)보다 3배나 늘어났으며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2.4%에 달한다.
특히 중국 정부가 발행한 특별국채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중국 정부는 앞서 2007년 1조 5500억 위안(당시 GDP 대비 5.7%)의 특별국채를 발행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채권 발행을 통해 내수를 되살리고 미래 산업에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3조 위안 가운데 1조 3000억 위안은 오래된 자동차나 가전제품을 반납할 경우 새 제품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기업 설비투자도 지원한다. 1조 위안은 전기차·로봇·반도체·녹색에너지 등 첨단 제조업에 대한 투자에 쓰이며 7000억 위안은 어려움을 겪는 대형 국유은행의 자본 조달에 활용된다.
중국 정부는 연일 경기부양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부동산 시장 붕괴 후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공포가 커지는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내수경기 부양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트럼프 당선인의 고율관세로 해외 수출이 직격탄을 맞을 경우 중국 내에서 이를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직후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실제로 지난 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지도부는 통화정책과 관련해 ‘온건’ 대신 ‘적절한 완화’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통화정책이 완화로 전환되는 것은 14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 정부가 내년에 상당한 금리인하를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적극적인 재정확대 정책도 시행할 전망이다. 중국은 내년 재정적자 수준을 역대 최대 수준인 GDP 대비 4%로 설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은 새로운 무역전쟁에 대비하면서 내년에 더 강력한 경제지원을 시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당국의 특별국채 발행계획에 대해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미셸 람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특별국채 발행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크고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지원을 통해 성장을 뒷받침하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