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에 남아있는 FA(프리에이전트) 유격수 김하성(29)의 LA 다저스-뉴욕 양키스로의 이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소식 부문에서 신뢰도 높은 매체로 분류되는 디 애슬레틱은 최근 “다저스가 내야수 김하성에게 관심이 있다”고 전했고, 전날에는 뉴욕 스포츠 매체가 “2루수 글레이버 토레스의 대체자로 김하성이 적합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MLB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다. 2023 MLB 월드시리즈에서도 격돌할 만큼 현재의 전력도 탄탄하다. NL MVP 오타니 쇼헤이, AL MVP 애런 저지도 두 팀의 유니폼을 입고 있다. 막강한 자금 동원력을 보여준 빅마켓 팀들이다.
그런 팀과 김하성이 이적설에 오르내리고 있다는 자체는 국내 야구팬들로서도 반갑다.
그러나 김하성 측이 바라는 큰 규모의 장기계약 등 ‘FA 잭팟’을 안겨줄 상황은 아니다. 오타니, 프리드 등 최정상급 선수들을 수집하는데 이미 큰 돈을 지출한 데다 김하성의 주 포지션인 유격수에도 무키 베츠(다저스)-앤서니 볼피(양키스)라는 확실한 카드를 넣어둔 상태다. 김하성이 이적한다면 유격수 백업 내지는 2루수 자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유격수가 아니더라도 당장 월드시리즈 도전이 가능한 양키스나 다저스에서 뛸 수 있다면 좋겠지만, 김하성이 2024시즌 보여준 공격력이라면 생존하기 어렵다. 2023시즌 NL 골드글러브(유틸리티) 수상과 함께 파워도 입증했던 김하성은 2024시즌 공격 면에서 다시 물음표를 남겼다.
지난 8월에는 어깨 부상으로 10월 수술대에 올랐다. 총액 1억 달러 이상의 규모를 기대했지만, 수술 여파로 전반기 복귀를 장담할 수 없는 김하성으로서는 차선책이 필요하다. 현지에서는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에게 “(FA 재도전 성격의)1년 계약 또는 상호옵션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조언도 건넸다.
양키스나 다저스가 그에 적합한 팀이기도 하지만, 지금의 김하성 공격력이라면 꾸준히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자칫 1년을 또 허비할 수도 있는 셈이다.
다저스와 양키스 같은 거대한 팀이 아니라 와일드카드 획득을 목표로 설정한 팀과의 단기 계약을 맺은 뒤 상대적으로 꾸준한 출전기회 보장 가능성을 높인 뒤 다시 FA 도전하는 것도 ‘잭팟’을 향한 길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 조언에도 귀를 기울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