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실적 개선주 등 변동장 속 방어주 역할 기대
어닝 서프라이즈 기업에 촉각…코스피 수익률 상회
‘정기적 수익’ 배당주 매력↑…기관 순매수 종목 눈길
정부와 금융당국이 올해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핵심 과제로 삼았지만 국내 증시는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내년 주식시장도 경기 침체 속 기업들의 실적 악화 전망과 조기 대선 가능성 등 정치적 리스크까지 겹치며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최악의 상황을 지나 개선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상존하고 있다. 새해 증시 전망과 주요 투자 이슈를 총 4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최근 국내 경제·정치적 불확실성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되면서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게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질수록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전략의 필요성이 요구되는 만큼 포트폴리오 손실을 방지해 줄 종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새해를 앞두고 국내 증시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가 국내 투자자에게 추천하는 종목은 크게 대형주, 방어주, 실적 개선주, 배당주 등이다. 이들 종목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우선 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는 미래 성장성이 보장된 산업인 반도체 업종에 투자하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대형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용이하다는 조언이 다수다. 대형주가 중소형주보다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탄탄한 점을 고려하면 안정성도 챙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주가가 5만원대로 떨어진 것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하반기 들어 시작된 삼성전자의 주가 조정이 과도한 점과 중장기적 수요 모멘텀을 감안하면 반등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실적이 양호하거나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이 방어주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방어주가 경제 상황과 상관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에 불안정한 시장은 물론 경기 불황 시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찬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에도 국내외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예상돼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기업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며 “실적 및 마진율 개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테크, 산업재, 금융, 유틸리티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최근 환율 불안, 국내 경기 둔화 등의 악재가 잇달아 겹치며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귀뜸했다. 실제로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코스피 상장사 232곳의 2025년 예상 영업이익은 246조원으로 한 달 전 추정치보다 18% 감소했다.
이같은 분위기에서는 실적이 우수한 기업이 포트폴리오 성과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구체적으로 DB금융투자가 예상한 올 3~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예상 기업 30곳 중 13곳이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는데 이들의 기간 수익률은 마이너스(-) 4.26%로 동기간 코스피 수익률(-8.59%)을 상회한다.
반면 어닝 쇼크가 우려됐던 기업 30곳의 수익률은 -13.81%로 코스피 수익률을 밑돌았다. 이 중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기업은 무려 26곳이며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기업은 고작 6곳에 불과했다. 이를 근거로 경제 불황이나 금융 위기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기업에 투자하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GS건설 ▲펄어비스 ▲CJ CGV 등을, 어닝 서프라이즈 예상 업종으로는 ▲증권 ▲유틸리티 ▲디스플레이 ▲클라우드 및 데이터 관리 ▲음식료 등을 제시했다.
특히 배당주에 주목했다. 배당주로 분류되는 기업들이 여전히 우수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는 점, 배당주가 반도체주와 함께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심을 모으는 업종인 만큼 수익률을 얻기 좋은 투자처라는 주장이다.
한화자산운용의 한 운용 매니저는 “배당주의 경우 주주들에게 정기적으로 배당금을 지급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며 “시장 불확실성이 크거나 금융 위기 상황에서는 배당 수익이 포트폴리오에 있어서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부연했다.
증시 부진 속 기관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는 기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부분의 종목들이 하락했으나 기관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들을 살펴보면 절반 이상이 상승했다는 이유에서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기관의 순매수 상위 10종목에는 삼성전자·기아·삼성전기·현대차·두산·KB금융·SK이노베이션·한미반도체·알테오젠·POSCO홀딩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 중 6종목이 부진한 거래 속에서 상승세를 그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하락세를 보이는 종목들이 많아지자 가격 메리트를 느낀 기관들의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그동안 기관이 국내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순매수 종목들의 성과도 좋은 만큼 이들이 베팅한 종목에 시장 관심이 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