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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가 나쁘다고 왜 말을 못해" 미스 프랑스 '중립' 따지다 '뭇매'


입력 2025.01.12 16:31 수정 2025.01.12 16:31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미스 프랑스 2025를 공격한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 샤를리 에브도 엑스(X·옛 트위터) 캡처.

미스 프랑스 선발대회에서 역대 최고령으로 우승한 안젤리크 앙가르니 필로퐁이 테러에 관련한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앙가르니 필로퐁은 지난 8일(현지시간) 쉬드 라디오에 출연해 프로그램 진행자로부터 “당신은 ‘샤를리’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샤를리’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풍자 주간지인 ‘샤를리 에브도’를 의미한다. 샤를리 에브도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만평 소재로 삼았다가 2015년 1월 7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공격을 받았다. 이 테러로 기자와 경찰 등 12명이 숨졌다.


이후 테러 공격을 규탄하고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연대의 뜻에서 “나는 샤를리다”(Je suis Charlie)라는 슬로건이 프랑스를 비롯해 전 세계에 확산했다.


이날 프로그램 진행자가 앙가르니 필로퐁에게 던진 질문도 그가 테러에 반대하고 성역 없는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느냐는 취지였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한 앙가르니 필로퐁은 미스 프랑스로서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를 들며 “답변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현지 네티즌들은 앙가르니 필로퐁의 답변 거부는 테러 반대 연대에 찬성하지 않음을 의미한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매체명이 언급된 샤를리 에브도 역시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미스 프랑스는 샤를리가 아니다”라는 글과 함께 이슬람 종교 지도자 복장의 세 남성이 ‘나는 미스 프랑스다’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있는 만평을 실었다.


다만, 일각에선 프로그램 진행자들이 흑인이자 프랑스 해외령 마르티니크 출신인 앙가르니 필로퐁을 곤경에 빠트리기 위해 일부러 난감한 질문을 던졌고, 이는 인종차별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논란이 일자 앙가르니 필로퐁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해나 논란을 피하기 위해 특정 주제에 대해 중립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가치, 특히 자유와 관용, 존중을 공격하는 이런 테러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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