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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폴스타4 듀얼모터로 '차박' 가능?… 예쁜 얼굴에 남다른 발육


입력 2025.02.03 08:00 수정 2025.02.03 08:00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폴스타4 듀얼모터 시승+차박기

카니발보다 크고, 팰리세이드보다 넓다고?

세단+SUV 합친 오묘한 매력… 디자인 '압권'

재밌는 전기차의 정석… 예쁜 얼굴에 못된 성격

폴스타 4 듀얼모터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카니발보다 전폭은 크고, 팰리세이드 보다 넓은 공간을 가졌으면서, 투박한 SUV는 아닐 것이며, 예쁘기까지 차가 있다면? 세상에 그런 차가 어디있느냐고 누군가는 혀를 찰 수 있겠지만, 이건 엄연한 '실제 상황'이다.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지난 2022년 한국 진출 이후 두 번째 모델인 '폴스타4'를, 이런 스펙으로 내놨다. 지난해 말 싱글모터로 출시한 이후 이달부터는 듀얼모터까지 출시한다. 대표가 볼보 출신의 디자이너인 만큼 예쁜 얼굴은 기본 스펙이다만, 달리기 실력도 괜찮을까?


폴스타4 듀얼모터로 직접 시승하고, 차박까지 해봤다. 가격은 7190만원이다. 전장은 4840mm, 전폭은 2008mm, 전고는 1534mm, 휠배이스(축거)는 2999mm다.


폴스타 4 듀얼모터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진짜 예쁘다." 작년 말 출시 된 폴스타4는 누가 봐도 흠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예쁜 얼굴을 가졌다. 군더더기 없이 매끈하게 다져진 몸매와 깔끔함 속에 강조된 포인트들은 신비롭고, 존재감이 넘친다.


얼굴부터 엉덩이까지 심심하다 싶을 정도로 깔끔하게 꾸며졌는데, 덕분에 헤드램프가 자연스럽게 강조된다. 폴스타4의 헤드램프는 마치 볼보의 시그니처인 '토르의 망치'를 대폭 확대한 것 같이 생겼는데, 그러면서도 끝 부분이 찔릴 듯이 날카롭게 디자인됐다. 차체 자체가 낮은 데다 앞면이 얄쌍하게 디자인돼 마치 세단 같은 느낌을 낸다.


옆으로 돌아서니 비로소 SUV같은 뒷태가 펼쳐졌다. 돌고래처럼 매끄럽게 뻗은 몸매가 인상적인데, 얇게 처리 된 얼굴부터 뭉툭하게 솟아 올라 루프 라인이 툭 떨어지는 쿠페형 몸매를 갖고 있다. 도어를 가로지르는 얇은 캐릭터 라인은 스포티함과 섹시함을 더해준다.


폴스타 4 후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후면은 예상과 달리 두꺼운 리얼 램프가 후면 전체를 가로 지르면서 꽤나 화려하게 마감됐다. 리어램프 아래 중앙에는 다른 브랜드와 달리 차량 도장 색상과 같은 컬러로 폴스타의 로고가 새겨졌다. 브랜드 로고를 굳이 강조하지 않는 데에서 겸손한마저 느껴질 정도다.


예쁜 디자인을 가만히 살펴보던 도중 눈에 띈건 바로 뒷유리. 폴스타4는 뒷 유리가 없다. 대신 유리가 있어야 할 자리에 후방을 비추는 카메라 하나가 설치돼있다. 내부가 비치지 않아 위에서 떨어지는 뒷라인이 깔끔해 보이기는 한다. 활용도 면에서는 뒤에서 자세히 밝혀보겠다.


(왼쪽부터) 폴스타2, 폴스타4. 옆에 비교 대상이 있어야만 큰 몸집이 드러난다.ⓒ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외부를 살펴보며 가장 특이했던 건 앞면에서도, 옆면에서도, 후면에서도 차가 '크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낮은 차체와 유려한 디자인 때문인 듯 하다. 거의 준대형급에 가까운 제원을 갖고 있으면서도, 카니발보다 넓은 전폭, 팰리세이드보다 넓은 휠베이스가 좀처럼 와닿지 않는다.


옆에 폴스타2를 나란히 놓으니 그제서야 남다른 발육 상태가 드러났다. 공간이 넓은 차를 원하지만, 우락부락한 외모가 맘에들지 않는 이들에게는 안성맞춤이겠다.


폴스타 4 내부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내부 공간은 들어서자마자 잘 정리된, 고급스러워진 테슬라를 타고 있는 것 같았다. 물리 버튼 하나 없이 커다란 디스플레이가 자리한 1열과, 밝은색으로 마감된 인테리어, 컬럼식 기어노브 때문이다. 인테리어 하나하나를 고급감 있게 처리하는 여타 고급 브랜드와는 성격이 다르다.


시동은 차에 앉으면 알아서 켜지고, 차에서 내리면 꺼지는 시스템이다. 때문에 차 키에 문을 열고 닫는 어떤 버튼이 없고, 차 근처로 가까이 다가가야만 문을 열 수 있다. 보안 면에서는 철저한 듯 하지만, 멀리서 차 문을 열거나 조종해야할 때는 꽤나 불편한 점이기도 하다.


이렇게나 예쁜 얼굴을 하고, 달리기 실력은 어떨까. 특히 가장 비싼 트림인데다 성능이 좋은 듀얼모터를 장착한 만큼 기대가 앞섰다. 충주까지 먼 거리를 달려가, 울퉁불퉁하고 험한 산길까지 달려야하는 미션. 전폭은 카니발보다 크고 낮기는 세단만큼 낮은 이 차가 해낼 수 있을까.


폴스타 4 측면ⓒ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고급 전기차'다운 감성은 고속으로 주행할 때 뼈저리게 와닿는다. 폴스타4 듀얼모터는 544마력(400kW)의 출력, 686Nm의 토크를 발휘하는 전기모터를 탑재해 제로백 3.8초를 발휘한다. 폴스타 모델들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다.


빠른 속도를 감당하는 단단한 스티어링휠과 흔들리지 않는 차체는 단연 최대 장점이다. 빠른 가속이 특징인 만큼 전기차 모델들의 차체가 흔들리는 경우가 많지만, 폴스타4는 단단한 스티어링 휠이 중심을 곧잘 잡아냈다. 차체가 낮은 덕에 주행시에는 세단처럼 부드럽게 운전할 수 있고, 코너링에서도 너끈히 돌아낸다.


테슬라와 달리 회생제동 강도를 설정할 수 있는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설정하면 전기차의 이질감이 전혀 들지않는, 내연기관 수준의 주행감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한 요소다. 회생 제동을 강하게 설정할 수록 에너지는 회수할 수 있지만, 훅 떨어지는 승차감 탓에 동승객 멀미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폴스타4에서는 동승객을 아무리 태워도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할 수 있겠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지만, 유리창 쪽으로 붙지않고 차 내부 쪽으로 가깝게 세팅된 룸미러는 다소 아쉬운 요소였다. 위치를 아무리 조정해도 기존 다른 차량들에서 보던 각도가 아니라, 조금 더 위를 봐야 했다. 전면 유리를 가파르게 디자인하면서 생긴 단점인 듯 하다. 적응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렸다.


후면 유리가 없어 카메라로 비춰지는 룸미러 화면은 예상외로 편리했다. 카메라로 표시되는 덕에 유리 보다 더 넓은 시야를 제공하고, 여타 다른 브랜드의 모델들에서 봤던 디지털 룸미러 대비 화질도 선명하다.


다만 밤에는 룸미러 바로 위에 위치한 앰비언트 라이트가 룸미러에 비쳐 사물 인식에 잠깐의 시간이 필요하다. 룸미러에 의존해야하는 상황에선 당황스러운 일이다. 뒷유리를 없애는 파격적인 시도를 감행한 것 치고 앰비언트 라이트 위치 등 기본적인 불편 요소를 고려하지 못했단 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폴스타4에서 누운 상태. 160cm 기준 트렁크에 발이 닿지 않을 정도로 공간이 넉넉하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구불구불한 길을 지나 목적지에 도착하고 난 후, 잠을 자야했다. 캠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잘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공간감이 아닐까. 특히 차박을 목표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잠을 잘 수 있을 정도의 넓은 공간이 꼭 필요했다.


1열 시트를 최대한 앞으로 당긴 후, 2열 시트를 폴딩한 후 매트와 이불을 펴니 기대 이상으로 널찍한 침대가 마련됐다. 2열 시트가 완전히 접히지 않아 '풀플랫'은 구현할 수 없었지만, 바닥에 매트를 깔면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천장이 유리로 덮여있어 누웠을 때 하늘을 볼 수 있단 점은 아주 낭만적이다.


7000만원이 넘는 전기차임에도 V2L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단 점은 최대 단점이다. 당연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가져갔던 전기장판이 무용지물이 됐다. 현대차, 기아 등 국산 전기차가 V2L 기능을 모두 지원하는 만큼, 전기차 필수 옵션으로 여기게 된 소비자들은 진지하게 고려해볼 필요가 있겠다. 더 비싼 모델에서 당황스러움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다만, '차박모드'를 지원하지는 않더라도 '동물모드'를 사용하니 춥지 않게 잠들 수 있었다. 동물모드는 차안에 반려동물을 놓고 마트 등에 다녀올 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으로, 차량 실내 온도를 최대 8시간 일정하게 유지해준다. 배터리가 20%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꺼지니 배터리 잔량이 넉넉할 때 사용하는 게 좋다. 실내에 모든 불을 끄더라도 앰비언트 라이트는 꺼지지 않으니 무드등 삼아 잠을 청해야한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겠다.


2열에 마련된 공조 조절 디스플레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시승을 마치고 나니 불편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전기차 라이프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있었다. 미리 충전을 하고 출발하면 예상 외로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과 인증 주행거리 이상으로 달릴 수 있다는 점, 내연기관에선 절대 느껴볼 수 없는 운전의 즐거움 등이 그렇다.


폴스타라는 브랜드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울 수 있겠지만, 이 때문에 커지는 희소성과 존재감, 무엇보다 운전자의 만족감이 크다는 점은 ‘오히려 좋은’ 요소가 되기에 충분하다.


▲타깃

-’예쁜‘ 전기차 사고싶은 당신

-큰 차는 좋은데, 우락부락하지 않았으면…


▲주의할 점

-비싸게 주고 샀는데 자꾸 브랜드를 묻는 지인들

-요즘 전기차에는 다 있는데… V2L 기능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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