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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1인 1계좌’ 폐지 추진에도…증권사 “중개형만 잘 관리하자”


입력 2025.02.05 07:00 수정 2025.02.05 07:00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증권사 일임형 신규 가입 막는 증권사…KB·키움만 가능

투자자들의 쏠림 현상 ‘뚜렷’…수평 이동 연이어

“신탁형 등 관심도 줄어…실제 신규 계좌 수요도 크지 않을 것”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최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1인 1계좌’ 규제 폐지를 공식화했지만 증권가에서는 시큰둥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중개형 ISA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임형과 신탁형의 경우 비용 및 운용 인력 대비 수익성도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자 수 600만명 돌파를 앞둔 가운데 증권사들은 일임형 ISA 계좌에 대해서는 신규 가입을 중단하는 반면 중개형 ISA는 전용 상품으로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24일부터 일임형 ISA 신규 가입을 중단했다. 기존 고객은 추가 입금과 운용이 가능하지만 신규 가입은 받지 않는다.


지난 2021년 하나증권을 시작으로 주요 증권사들이 연달아 같은 행보를 보이면서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주요 증권사 중 KB증권과 키움증권만 신규 가입이 가능하다.


일임형 ISA는 금융회사가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뒤 개인 투자자의 요청에 따라 일임된 재산을 포트폴리오대로 운영하는 상품이다.


반면 신탁형 ISA과 중개형 ISA은 운용을 개인이 직접 하는 가운데 중개형은 신탁형·일임형에서는 할 수 없는 국내 상장 주식의 직접투자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중개형 ISA는 증권사에서만 가입할 수 있다.


ISA가 정부의 세제 혜택으로 인해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신규 가입자가 중개형 ISA로 쏠리면서 신탁형·일임형 ISA 고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보다는 아예 가입을 중단하는 등 사업 영역을 축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ISA 가입자 수는 598만5142명으로 전년 대비 105만3158명(21.3%) 늘어났다. 특히 중개형 ISA의 경우 해당 기간 112만451명(28.8%)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신규 가입자는 물론 일부 신탁형·일임형 ISA 가입자가 이를 해지하고 중개형으로 옮긴 것으로 해석된다.


중개형 ISA로만 투자자들이 몰림에 따라 정부는 지난 1월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ISA 가입자의 1인 1계좌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중개형, 일임형, 신탁형 중 하나만 가입할 수 있었는데 향후에는 복수 유형의 계좌를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일임형 ISA 서비스를 확대하거나 다시 신규 가입자를 받을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일임형 ISA의 경우 주로 은행권에 가입자가 몰려있는 가운데 수익률을 공시하는 과정에서 외부 전문 기관을 통해 이를 검증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고 운용 비용도 많이 들어 수익성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증권사들은 대신 중개형 ISA에 대해서는 높은 금리와 투자 혜택을 높인 ISA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는 동시에 무료 수수료 정책을 펼치는 투자자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6일 신한투자증권은 중개형 ISA 전용 세전 연 4.1%의 수익률 목표의 특판RP를 출시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주식·채권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중개형을 중심으로 ISA 인기가 커지고 있어 일임형·신탁형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울러 고객이 여러 ISA를 개설하더라도 비과세 한도는 여러 계좌를 통합해서 계산되기 때문에 일임형·신탁형에 대한 실제 신규 계좌 수요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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