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 합병으로 영업이익 흑자전환 달성
SK온은 전기차 캐즘 영향으로 적자 폭 확대
올해 캐펙스 규모 6조…"신중한 투자 정책 유지"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석유사업의 정제마진 개선과 SK E&S와의 합병 효과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하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며, 올해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비해 신중한 투자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 실적 기준 매출은 0.6% 감소한 19조4057억원, 영업이익은 1599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했다고 6일 밝혔다.
4분기 매출은 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 사업 매출 감소 등에도 불구하고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에 따라 SK E&S 실적이 반영된 영향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영업이익은 화학 및 윤활유 사업에서의 이익 감소에도 석유 사업의 정제매진 개선, SK E&S 실적 반영 등의 영향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1일 SK E&S와 합병해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등 토탈 에너지 밸류체인을 구축한 바 있다.
다만 배터리사업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되며 359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359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1.3% 감소한 1조598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3.4% 감소한 3155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3.3% 감소한 74조717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전망
SK이노베이션은 올해부터 SK이노베이션 E&S 사업 실적이 연간 기준으로 반영되고, 각 에너지 사업 별 합병 시너지가 구체화되면서 수익 및 재무 구조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석유사업 시황에 대해 석유수출기구 플러스(OPEC+) 국가를 제외한 미국, 캐나다 등국가가 원유 생산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항공유와 같은 일부 석유제품 수요 확대 영향으로 정제마진은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화학사업에 대해서는 글로벌 파라자일렌(PX) 설비 증설 규모 축소 및 수요 개선이 예상하나, 글로벌 주요국가의 경기둔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어서 스프레드 개선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SK온에 대해서는 이날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불확실하고 비우호적인 경영 환경 지속에 대한 우려 하에 보수적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면서도 "주요 고객들의 전년 대비 EV 판매 증가를 중심으로 1분기 저점 이후 점진적 회복을 통해 연간 매출 순익은 지난해 대비 유의미하게 개선될 것"이라고 봤다.
트럼프의 재집권 영향
SK이노베이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이 사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트럼프의 재집권에 따른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변화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에너지 생산 확대 등 행정명령을 통해 IRA 보조금을 지원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면서도 "IRA의 전면적인 폐기보다는 일부 제도 및 요건의 축소 또는 조정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소비자 세액공제 같은 경우 철폐되거나 축소되면 수요에 영향을 주겠지만 결과적으로 따져봐야 할 것은 출시되는 자동차의 경쟁력"이라며 "당사의 경우 당사가 공급했던 고객사 중에는 지난해 보조금이 해당되지는 않았지만 판매가 원활히 잘 됐던 케이스도 있기 때문에 단순히 보조금이 폐지된다고 해서 절대적으로, 중대하게 실적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유 사업 관련 영향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경우 캐나다산 원유를 전부 대체할 상황이 아니여서 캐나다산 원유 중에 일부가 아시아로 넘어올 수 있고 멕시코도 마찬가지"라며 "그 영향들이 아시아에 공급 증가로 연결되면 저희는 조금 더 싼 원유를 구매할 기회가 생기기 때문에 매우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올해 대응 전략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불확실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 계획에 대해 ‘신중모드’로 임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당사는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탄력적으로 대응가능한 신중한 투자 정책을 유지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캐펙스는 6조원을 계획하고 있으며 배터리 부문에서 약 3조5000억원, SK E&S에서 1조원, 이 외 사업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경상투자와 전략 투자를 합쳐 약 1조5000억원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불황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 사업 전략에 대해서는 "필수 투자 위주의 캐펙스 지출과 적극적인 ‘운영개선(OI)’ 활동을 통해 생존 가능한 수익 구조와 재무구조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한 "현재 불용자산 및 저수익 자산 매각을 통한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추진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미래 생산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고부가 다운스트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계획"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