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가 생전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오요안나의 모친이 딸이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 때문에 술에 의지했다고 밝혔다. 앞서 오요안나의 선배 기상캐스터들이 모인 단톡방에서는 "이 미친X 아침 방송 와서 술 냄새나고 씻지도 않고 와서"라는 내용의 험담이 담겨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디스패치에 따르면 오요안나의 모친은 "(딸로부터) 3년 동안 선배 기상캐스터 A의 이름을 끊임없이 들었다"며 "안나의 주검 앞에서 그 사람의 이름이 먼저 떠올랐다"고 말했다.
오요안나는 A씨가 2번이나 날씨 뉴스를 펑크내면서 A씨를 대체하게 됐는데, 유족 측은 이 일이 직장 내 괴롭힘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어머니의 권유에 정신과를 찾은 오요안나는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고. 오요안나의 정신과 상담 기록에는 '회사 가면 위축되는 느낌' '회사에서 느끼는 억울함'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하는 회사 생활' 등이 적혀 있었다.
특히 오전 6시 방송을 소화하기 위해 새벽에 출근해야 했던 오요안나는 좀처럼 잠을 자지 못해 수면제에 의지했으나 효과가 없어 술을 더해 마신 것으로 전해진다.
오요안나의 모친은 "수면제를 먹어도 잠이 안 오니까 청하를 같이 마셨다더라"며 "정말 해서는 안 될 행동까지 한 거다. 한편으로는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가슴이 미어진다"고 떠올렸다.
오요안나가 생전에 살기 위해 '쓰리잡'까지 뛰면서 "바쁘게 움직이면 수면제나 술에 의지하지 않고 잘 수 있으니까"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는 것. 오요안나의 모친은 "기상캐스터를 하면서 헬스클럽 코치, 글쓰기 알바, 식당 설거지 알바 등 닥치는 대로 일했다"고 말했다.
MBC의 진상조사에 관해 오요안나의 모친은 "제대로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대가 없다. 그런다고 내 딸이 돌아오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냥 잘못이 있다고 느낀다면 사과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