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산4사, 작년 합산 영업익 2조3000억 추정
러-우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충돌 등 국방력 강화 수요↑
올해 수출목표액 240달러 전망… "내년은 더 좋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 등 전세계적으로 국방력 강화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방산 4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산업·현대로템·LIG넥스원)가 탄력을 받고 있다. 작년 기준 국내 방산 4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사상 최초로 2조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0일 지난해 연간 매출 11조2462억원, 영업이익 1조724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각각 43%, 190% 증가해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으며, 처음으로 연간 수출이 내수를 넘어섰다.
지난해 4분기에는 K9 자주포, 다연장로켓 천무, 120mm 자주 박격포 비격 등 주요 무기체계의 수출과 국내 납품 물량 증가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조8311억원, 892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6%, 영업이익은 222% 늘었다.
지난 6일 실적을 발표한 현대로템 역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현대로템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2.0% 증가한 4조3766억원, 영업이익은 7.4% 증가한 4566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오는 14일 실적 발표가 예정된 LIG넥스원 역시 역대급 호실적을 써낼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IG넥스원의 작년 연간 매출액은 3조2772억, 영업이익은 2309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각각 42%, 23.8%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치다.
KAI(한국항공우주산업)의 경우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은 4.9% 감소한 3조6337억원, 영업이익은 2.8% 감소한 2407억원을 기록했다. 주력 개발 사업의 안정적 추진과 민수사업의 성장세로 국내사업과 기체구조물 사업 매출은 증가했으나, 폴란드 FA-50GF 12대 납품 영향성이 컸던 2023년 대비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KAI를 제외한 모든 업체가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방산4사의 작년 연간 합산 영업익 2조 돌파에도 무게가 실린다. LIG넥스원의 실적 전망이 맞아떨어진다면 방산 4사의 합산 영업익은 2조6530억원에 달한다.
'K-방산'의 성장세는 뛰어난 가성비와 빠른 납기 및 정비 경쟁력을 바탕으로한 그간의 수주물량이 바탕이 됐다. 지난 2022년 성사시킨 폴란드와의 124억달러(약 17조6000억원) 규모 초대형 무기 수출 계약이 꾸준히 납품되고 있는 데다 K9 자주포, 다연장로켓 천무, K2전차, 천궁-II, fA-50 등의 주요 제품의 납품 물량이 꾸준히 증가 중이다.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은 이날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올해 K방산 수출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며 "올해 연 수출 예상 규모는 240억 달러로 폴란드 K2 전차 공급 사업으로 70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 무기 획득 사업으로 10억 달러 등을 벌어들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재 수주잔고가 70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세계적으로 높아진 수요는 추가수주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현재 인도 K9 100문, 베트남 K9 20여문, 루마니아 레드백, 북유럽 및 동남아 천무 등 추가 수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현대로템은 2022년 폴란드 계약 당시 1000대 중 180대에 대해 4조5000억 규모로 실행 계약만 체결했던 만큼, 나머지 820대에 대한 구체적인 납품 계약이 올해 중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올해 1분기에 K2 전차 수출 2-1차 실행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난해 5월 루마니아에서 진행한 K2 전차 사격 및 기동 시범 행사가 성공리에 마무리된 만큼 올해 루마니아와의 수주 체결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KAI는 올해부터 폴란드·말레이시아향 FA-50 납품에 따른 매출 확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 동남아 FA-50 및 이라크·UAE 수리온 등의 신규 수주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말레이시아 2차, 우즈베키스탄, 이집트 등 FA-50 관련 신규 수주 가능성도 열려있다.
LIG넥스원은 UAE향 천궁-II의 매출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무기에 국한하지 않고, 통합 대공 솔루션 및 무인화 솔루션을 중심으로 투자를 늘려 수출 확대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LIG넥스원은 인도네시아, 루마니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현지 생산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 중이며, 미국과 독일에도 독립 법인을 추가 설립할 예정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계약부터 양산, 납기까지 짧게는 3년, 길게는 20년까지도 이어지는 사이클을 갖고 있다보니 매 분기 납기에 따라 실적 지표가 바뀔 수는 있다"면서도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커지면서 올해를 비롯해 앞으로 수년간 수출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