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 NDC 수립 속도 높이는 주요국
선진국 중심 목표치 상향 조정 움직임
지구 온난화 속도 고려, 목표 높여야
“정부 중장기적 정책 방향성 필요”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지구 열대화(global boiling)의 시대가 도래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023년 7월 “올해 7월이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이라는 세계기상기구(WMO)의 분석을 토대로 “현재 기후변화는 공포스러운 상황이지만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극한 가뭄과 집중호우, 불볕더위와 혹한까지 기후변화 심각성이 날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환경 전문가들은 물론 UN에서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자발적 결정이긴 하지만, 각국에서 감축목표를 높이고 실행 의지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각국은 오는 11월 브라질에서 개최하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OP30)를 앞두고 2035 NDC 설정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브라질 파라주(州) 벨렝에서 진행하는 이번 COP30에서 참여국들은 2030 NDC보다 높은 감축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차기 NDC는 이전보다 강화돼야 한다는 파리기후협정의 ‘진전의 원칙’ 때문이다.
영국은 이미 2035 NDC를 지난해 COP29 때 발표하고 최근 UNFCCC 사무국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다.
영국의 2035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81%다. 1990년 대비 81% 줄이겠다는 뜻이다. 영국은 COP28의 전 지구적 이행점검(GST) 결과를 반영해 신규 석유·가스 채굴 중단, 재생에너지 3배 확대, 에너지 효율 2배 개선 등을 NDC에 명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95%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독일도 NDC를 지속해서 높이고 있다. 한상민 한림대학교 객원교수가 최근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기고한 ‘독일의 기후행동 현황과 2035 NDC 전망’에 따르면 독일은 2040년까지 199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을 88%까지 줄일 계획이다.
2035년을 기준으로 하면 77%를 줄이는 수준이다. 독일은 나아가 2045년에는 탄소중립(순 배출량 0)을 달성하겠다고 한다. 파리협정에서 예정한 시한(2050년)보다 5년 앞당긴 시점이다.
참고로 독일 연방정부는 2008년 12월 ‘기후변화에 대한 독일의 적응전략’을 처음 마련해 15개 실행분야에서 기후 적응 전략을 추진 중이다. 독일은 2021년 1차 개정한 기후보호법에 따라 2045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 허용치를 지속해서 수정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2026년부터 2035년까지 199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을 77%까지 낮춘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주요 부문별 온실가스 배출량 허용치를 수정해 더욱 과감한 감축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이 밖에도 유럽에서는 스위스가 2035년까지 1990년 대비 65% 감축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승인했다. 뉴질랜드 역시 2035년까지 2005년 대비 51~55% 감축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이 2035 계획으로 60% 감축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경제산업성과 환경성은 지난해 11월 25일 합동심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온실가스 감축 방침을 제시했다.
일본 정부는 앞서 ‘2030년까지 2013년 대비 온실가스 46% 삭감’ 목표를 제시한 바 있으나, 2035년 이후 시점의 NDC 안을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2040년에는 온실가스를 같은 기준 대비 73% 감축하기로 했다.
국제사회는 2035 NDC에 전진을 이루지 못할 경우 지구 온난화 속도는 빨라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온실가스 감축 속도를 늦출수록 향후 줄여야 할 배출량이 누적되는 만큼 ‘속도전’도 함께 강조한다.
임희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시장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은 기업 신뢰를 저해하고 장기적 투자 의지를 꺾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2050년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고 국내 기업이 글로벌 경제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중장기적인 정책 방향성을 확립하고 이를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신기술이 해법…R&D 없이는 목표 달성 불가능 [NDC 가는길⑤]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