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장편 애니·국제영화상 후보
360만 달러의 비교적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진 '플로우'가 픽사, 디즈니, 드림웍스 등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거대 스튜디오들과 경쟁하며 거대한 스튜디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플로우'는 지난 1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인사이드 아웃 2', '와일드 로봇', '모아나 2' 같은 거대 스튜디오 작품들을 제치고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4관왕을 시작으로, 칸 영화제, 전미 비평가 협회, 유럽 영화상, 뤼미에르상, 맨체스터 애니메이션 영화제 등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60관왕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여기에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국제영화상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의 절정을 더했다.
긴츠 질발로디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플로우'는 대홍수가 세상을 덮친 뒤 유일한 피난처가 된 낡은 배로 항해를 시작하는 고양이와 개, 카피바라, 여우원숭이, 뱀잡이수리의 모험을 담았다. 영화는 무성영화 형식으로 대사가 없이 진행, 세상에 인간의 존재가 사라진 채 동물들만 살아남은 세계관의 형식을 강조했다.
이러한 방식은 캐릭터의 감정선과 극적 긴장을 오롯이 이미지와 움직임으로 표현하는 실험적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플로우'의 성과에 주목하는 이유는 애니메이션 시장은 오랫동안 디즈니, 픽사, 드림웍스 같은 거대 스튜디오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기 때문이다.
특히 독립 애니메이션이 대형 배급망 없이도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음을 입증한 점에서 산업적 의미도 크다. 라트비아 박스오피스 역대 1위, 멕시코 개봉 15일 만에 100만 관객 돌파 등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1603만 8125 달러 수익을 거뒀다. 제작비 5배 이상의 기록으로 작품성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뒀다.
성공은 자본력과 제작 규모가 크지 않아도 창의적인 연출과 강력한 서사만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이 작품이 불러온 긍정적인 변화는 새로운 애니메이션 제작 방식과 독립 애니메이션의 성장에 활력을 더했다. 나아가, 애니메이션 업계가 흥행을 넘어 예술성과 창작의 자유를 더욱 중시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