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개딸에 호소한다…'수박' 단어 쓰지 말아달라"

18일 '희망과 대안' 출범식 축사

"민족사 비극 상처, 피 상징…

갈라치기, 내부 다양성 부정하며

어떻게 통합·미래 이야기하나"

박용진·김두관 전 의원, 김부겸 전 국무총리, 양기대 전 의원이 18일 경기 광명역 웨딩홀에서 열린 '희망과 대안' 포럼 출범식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을 일컫는 개딸(개혁의딸)들을 향해 "'수박(당내 비명계를 가리키는 멸칭)'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길 호소드린다"고 했다.

김부겸 전 총리는 18일 오후 경기 광명역 웨딩홀에서 열린 '희망과 대안 포럼' 출범식에서 축사자로 참여해 "개혁의 딸들로 일컬어지는 민주당 지지층 덕에 민주당이 어려운 시기를 지날 수 있었다"면서도 "한 번 더 고민하고 바꿔달라고 요청드린다. '수박'이라는 단어는 민족사의 비극과 상처, 피를 상징하는 단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김 전 총리는 "계엄 사태의 발단은 불법 계엄과 내란 획책한 윤석열과 그 세력들에게 있다"면서도 "수습 과정에서 민주당이 좀 더 어른스럽게 국가를 걱정하는 역할을 해주길 바랐던 국민들에게 적잖은 실망을 준 것도 사실"이라고 바라봤다.

이어 "다양성·민주성·포용성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내부 다양성을 부정하고 다른 목소리를 배척하는 민주당은 과거에도 없었고 미래에도 없다"며 "서로 갈라치기 하고 적으로 삼으며 어떻게 국민들에게 공정과 통합과 미래를 얘기할 수 있겠느냐. 또 그런 민주당으로 어떻게 우릴 믿어달라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헌정 수호 세력을 하나로 묶어서 법과 절차에 따른 이 탄핵을 마무리 짓고, 갈라지고 찢어진 국민 마음을 안정시키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출범시켜야 한다"며 "현재의 민주당만으로 가능하다고 믿지 않는다. 헌정질서를 수호한 여러 세력을 하나로 모으는 더 큰 연대의 정치를 펼칠 때만 가능하다"고 했다.

김 전 총리는 "민주당은 민주당을 넘어서는 통합과 연대의 장을 만들기 위해 나서야 한다"며 "그래야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비전이 제시됐을 때 국민이 적극 호응한다"고 했다.

이어 "헌정질서를 짓밟는 대통령 절대권력을 분산시켜야 한다"며 "대통령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권력구조 개편을 포함해, 국민 기본권이 반영되고 분권과 균형발전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개헌안을 마련해 그 로드맵을 제시하고 국민께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