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일회, '민주당 중도보수' 정체성 논란에…"이재명 가벼운 처신에서 기인"

"팬덤에 기반한 사당세력끼리

사생결단하는 정치현상 때문"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원외 모임 '초일회' 간사인 양기대 민주당 전 의원이 지난 13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은 중도보수'라는 주장을 재차 펼치며 논란이 일파만파하고 있는 가운데, 비명(비이재명)계 원외모임 초일회가 이 대표의 가벼운 처신이 원인이 돼 당 정체성이 훼손됐다는 취지의 일침을 가했다.

초일회는 19일 오후 "당대표가 당내의 민주적 토론과 숙의과정도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민주당을 중도보수정당이라고 말했다는 게 놀랍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초일회는 "이 말이 진지한 검토 속에서 나온 말이라면 정계개편을 해야 할 참"이라며 "이재명의 민주당이 중도보수이면 유승민이나 안철수하고 통합하면 딱 맞겠다"고 비판했다.

또 "진보진영은 새롭게 구축돼야 한다는 말이 진보세력은 나가라는 말인가. 아니면 중도보수가 중심이 돼 진보세력을 포괄한다는 것인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며 "민주당은 이념의 스펙트럼이 넓은 대중정당이지만 정당의 정체성은 누구를, 어느 계층을 대변하고, 대의하느냐가 핵심문제"라는 점도 상기시켰다.

이어 "중도층을 확보하겠다고 중도보수를 이념으로 바꾸겠다는 것은 어떤 토론도 없이 정체성을 바꾸는 당의 비민주성과 사당화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정당의 전통과 역사, 규범을 무시하는 몰역사성을 뜻한다"고 했다.

나아가 "이처럼 당의 정체성을 가볍게 언급하는 것은 이 대표의 가벼운 처신에 기인한다고 본다"며 "근본적으로는 한국의 정당이 비전과 가치의 정체성을 가지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팬덤에 기반한 사당세력끼리 사생결단을 하는 정치현상 때문"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