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금감원으로부터 약관심사 '완료'
高수수료 논란…소비자에 전가될까 걱정↑
알짜카드 단종 가속화 될까…역대 최대치
삼성페이 유료화 우려에도…도입 '긍정적'
신한카드가 현대카드에 이어 애플페이 출시를 앞두고 있어 다시 한번 카드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빠르게 영역을 넓히는 애플페이를 두고 금융당국, 카드사, 삼성페이의 셈법은 복잡하기만 하다. 소비자 편의상 애플페이 도입·확산은 불가피한 만큼 업계와 당국의 각자 다른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카드는 금융감독원에 신청한 애플페이에 대한 약관심사를 완료했다. 약관 심사가 마무리된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신한카드는 애플페이 서비스를 런칭할 거라고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업계는 애플페이를 '블루오션'으로 보고 있다. 해외와 달리 국내는 낮은 단말기 보급률 등으로 애플페이가 널리 쓰이지 않고 있다. 옆 나라 일본만 보더라도 교통카드 기능을 비롯해 다양한 가맹점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카드사들은 애플페이 도입을 두고 빠르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수수료 문제가 있지만 매출 확대를 위해선 불가피하다는 입장이 우세하다.
애플페이 수수료는 국내 시장에서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다. 시장에 알려진 애플페이 수수료는 결제금액의 0.15%다. 금융당국도 수수료 문제를 두고 걱정을 하고 있다. 지난 2023년 애플페이 첫 도입 당시 당국은 애플페이와 관련한 수수료 등 비용을 고객 또는 가맹점에 부담하게 하지 않아야 한다고 못 박은 바 있다.
수수료 문제를 두고 우선 금융당국 수장들은 안심해도 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지난 19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은행장 간담회'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애플페이 수수료 우려와 관련해 "애플페이의 수수료 부과가 가맹점 또는 소비자한테 전가되면 안 된다는 대원칙을 해당 카드사와 논의했다"라며 "그것들이 소비자와 가맹점에 많은 피해를 초래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수수료 논란과 별개로 카드사들의 알짜카드 단종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물론 애플페이는 현재 현대카드만 도입이 됐기 때문에 알짜카드 단종을 애플페이와 엮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애플페이 수수료를 카드사가 부담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만큼 '알짜카드' 단종 등으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집계를 보면 지난해 단종된 신용·체크카드 수는 595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131종) 대비 4.5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임시회 제1차 전체회의에 출석한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애플페이 도입 확산 시 카드사의 이익이 급감해 혜택이 많은 '알짜카드'를 없애거나 연회비를 올릴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런 우려들이 제기되고 있다"며 "정밀히 검토하고 현황을 살펴보겠다"라고 말했다.
애플페이 확산은 삼성전자에게도 골칫거리다. 삼성페이를 운영하는 삼성전자는 2015년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카드사로부터 별도 수수료를 받고 있지 않다.
다만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애플페이가 확산되면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삼성페이 수수료 무료' 정책을 고수할 이유가 사라진다.
이를 두고 카드업계는 걱정거리가 늘어난 모양새다. 애플페이를 도입하던, 안 하던 부담하는 수수료는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카드업계는 애플페이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도입으로 이용회원이 급증하는 등 확실한 효과를 봤기 때문에 애플페이 도입이 카드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매력적인 요소라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수수료와 단말기 보급률 등 여러 이슈로 도입 여부를 쉽사리 결정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