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항암제로 각광 받는 ADC
셀트리온 ADC 항암 신약 IND 승인
공장 본격 가동 앞둔 삼성바이오로직스
ADC 시장 성장에 조 단위 매출 기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높은 성장이 전망되는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국내 ADC 항암제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최근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굵직한 기업들도 뛰어들며 차세대 먹거리 선점에 나섰다.
ADC 항암제는 특정 암 세포만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와 ‘페이로드’로 알려진 세포 독성 항암제를 링커로 연결한 의약품이다. 항체는 암 세포를 선택적으로 인지하고, 페이로드가 암 세포 안에서 작용해 ‘유도 미사일 항암제’라고도 불린다.
ADC 항암제는 기존 면역 항암제의 치명적인 단점을 보완한다. 면역 항암제는 2011년 임상 현장에 도입된 이후 다양한 암종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지만, 반응률이 낮고 자가면역 관련 부작용이라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ADC 항암제는 암 세포를 직접 표적해 공격, 면역 항암제보다 높은 반응률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자가면역 부작용 ADC 항암제가 차세대 항암제로 각광 받는 이유다.
높은 시장성 보장…바이오 거인들 ‘조’ 단위 수익 얻는다
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ADC 기반 항암 신약 ‘CT-P70’ 임상 1상을 위한 임상시험계획서(IND) 승인을 획득했다.
CT-P70은 암 세포에서 활성화 돼 종양 성장을 촉진하는 ‘cMET’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 신약 후보물질로 비소세포폐암, 대장암, 위식도암 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 중이다. 셀트리온이 ADC 신약 임상에 돌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셀트리온은 CT-P70 IND 승인을 시작으로 올해 ADC 분야에서 ‘CT-P71’ ‘CT-P73’ 개발에도 뛰어든다. 셀트리온은 올해 3개 임상 추진을 시작으로 2026년 ADC 신약 2건, 2027년 ADC 신약 3건, 2028년 ADC 신약 1건 등 ADC 분야에서 총 9개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개발이 예정된 상태라고 밝혔다.
종근당도 ADC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종근당은 네덜란드 시나픽스로부터 ADC 플랫폼 기술 3종의 사용 권리를 확보하고 ADC 항암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 시흥시 배곧지구에 R&D 전초기지를 건설하는 종근당이 주력하는 분야는 ADC 항암제 등 바이오 의약품이 될 전망이다.
신약 개발 기업 뿐만 아니라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도 ADC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표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분기부터 ADC 위탁개발(CDO)과 접합 위탁생산(CMO), 품질 분석 등 전체 과정을 직접적으로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ADC 전용 생산시설로 500ℓ 접합 반응기를 포함한 2개 생산라인, 1개 정제라인을 완비했다. 생산라인은 싱글유즈 1개 라인, 싱글유즈 또는 스테인리스 설비 1개 라인으로 구성됐다. 각 라인별로 연간 최대 100배치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여러 고객사와 ADC 생산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년 내 글로벌 ADC CDMO 시장에서 적어도 1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앞다퉈 ADC 항암제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단연 높은 시장성에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에 따르면 ADC 시장 매출은 2015년 10억 달러(약 1조4200억원)에서 2023년 100억 달러(약 14조2000억원)까지 10배 성장했다. 오는 2028년에는 280억 달러(약 40조3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ADC는 기존 암 치료 뿐만 아니라 치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까지 연구가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선제적으로 ADC에 진입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향후 5년 내 관련 사업으로만 각각 3조원, 4조원의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가장 먼저 IND 허가를 받은 CT-P70에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공동 개발한 신규 페이로드 PBX-7016이 적용됐다”며 “PBX-7016은 우수한 안전성을 확보한 플랫폼 기술로 낮은 독성과 높은 투여량을 통해 우수한 종양 내 침투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ADC 전용 생산 시설 완공을 마쳤다”며 “ADC를 새로운 먹거리로 삼아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으로, ADC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CDMO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