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에 3%대 적금 실종…7% 특판은 '미끼 상품' 지적

8일 기준 5대 은행 예금 최고 금리 2.90~3.30%

인터넷전문은행도 3%대 예금 자취 감쳐

7% 특판 홍보하지만…우대금리 받기 어려워

5대은행 이미지. ⓒ연합뉴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에 따라 은행의 3%대 정기예금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일부 은행은 최고 연 7% 예·적금 특판을 내놨지만, 달성 조건이 까다로워 미끼 상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최고 금리(1년 만기 기준)는 연 2.90∼3.30%로 집계됐다. 1주일 전인 2일(연 2.95∼3.30%)과 비교하면 금리 하단이 0.05%포인트(p) 낮아졌다.

농협은행이 지난주 대표 예금상품인 'NN올원e예금' 금리를 연 2.90%로 낮췄다. 지난 2일만 해도 최고금리가 3.05%였지만, 4일(3.00%), 5일(2.95%), 7일(2.90%) 세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하했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2.95%), KB국민은행의 'KB스타 정기예금'(2.95%),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2.95%)은 지난달 말 최고 금리가 2%대로 내렸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3.00%)'이 아직 3%대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금리에 따라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줬던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3%대 예금은 자취를 감췄다.

토스뱅크는 지난 7일 '토스뱅크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 금리(3·6개월 만기)를 기존 연 3.00%에서 2.70%로 0.30%p 낮췄다. '토스뱅크 통장' 금리도 1.5%에서 1.2%로 낮췄고, 적금상품 기본금리도 0.2%p 내렸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초 '코드K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를 2.90%로 낮췄으며, 카카오뱅크도 지난달 말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를 2.90%까지 내렸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일부 은행은 최고 연 6∼7%대 고금리 적금상품을 출시했다.

하나은행은 최고 연 7.00% 금리를 주는 '달달하나적금'(기본금리 연 2.00%, 우대금리 연 5.00%)과 최고 연 7.0% 'K리그 우승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연 최고 7.00%의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페이 적금'을, KB국민은행은 연 최고 6.00%의 금리를 제공하는 'KB스타적금Ⅲ' 특판을 내놨다.

예·적금 이미지. ⓒ픽사베이

그러나 상품 조건을 뜯어보면, 실제 최고금리를 받기가 만만치 않다.

'달달하나적금'의 경우 우대금리를 다 받으려면 급여 이체(1.00%), 하나카드 결제실적(0.50%)뿐 아니라 직전 1년간 예·적금이 없어야 하고(1.50%) 매달 전용 이벤트에도 참여(2.00%)해야 한다.

'K리그 우승적금'도 우선 예금 가입 시 선택한 응원팀이 해당 시즌에서 우승해야 1.00%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또 '하나 축덕카드' 사용 실적(1.00%), 팀원 11명 초대(2.00%), 앱 내 콘텐츠 참여(1.00%) 등도 필요하다.

우리은행의 '우리페이 적금' 역시 우리페이 결제계좌 우리은행 입출식 계좌로 유지(0.50%), 급여 이체 10개월 이상(0.50%), 신규 일부터 3개월 내 우리페이 계좌 결제 사용액 30만원 이상(2.00%), 신규 일부터 적금 만기까지 우리페이 계좌 결제 서비스 사용액 200만원 이상(2.00%) 등 조건을 달성해야 한다.

'KB스타적금Ⅲ' 특판도 우대금리 3.00%를 다 받으려면 최근 1년간 상품(입출금통장, 외화예금, 퇴직연금 제외) 보유 이력이 없어야 한다.

인터넷은행들은 매일 입금하면 7%대 금리를 주는 한 달 적금을 내세워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지만, 하루도 빠지지 않아도 받을 수 있는 이자는 몇천원에 불과하다.

케이뱅크의 '궁금한 적금'은 한달간 매일 입금하면 기본금리 연 1.20%에 우대금리 최대 6.00%를 더해 연 7.20%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그러나 우대금리가 입금 시점마다 다르게 적용되기 때문에 일일 한도인 5만원씩 입금해도 받을 수 있는 이자는 세전 최대 4892원이다.

카카오뱅크의 '한달적금' 역시 금리가 최고 7.00%다. 하지만, 일일 최대한도인 3만원씩 매일 입금해도 받을 수 있는 이자는 2853원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