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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 빠진 용산…‘상급지’ 갈아타기 막힌 마포·성동 [서울집 카오스②]


입력 2025.03.26 06:00 수정 2025.03.26 06:00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엇갈린 토허제 지정에도 마·용·성 거래 한산

마래푸, 전용 59㎡ 신고가 17억데…호가 18억까지

관망세 뚜렷… 풍선효과 전망에도 수요 확산 제한적

마포구 아현동 일대. 용산구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겠다며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마포구와 성동구도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거래가격 인식 차이 때문에 한동안 관망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데일리안 임정희 기자

정부가 지난 19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일대 아파트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을 확대 재지정했다. 앞서 지난달 12일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 지역의 토허제를 해제한 지 불과 35일만이다. 규제 해제 이후 집값이 단기간에 급등하자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한 달 여 만에 180도 선회한 것인데 일관성 없는 결정으로 정책의 신뢰도는 하락했고 시장의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혼란이 커지고 있는 서울의 집 문제를 권역별로 살펴본다. [편집자 주]


“일주일 새 기존 실거래가 대비 1억~1억5000만원을 높이면 누가 사겠나. 지금 집주인들 호가가 너무 높아 약올라서 이 타이밍에 매수하려는 손님들이 없다.”(마포구 공인중개사 A씨)


“성동구가 강남이랑 붙어 있기 때문에, 아파트값이 올랐을 때 팔고 강남권으로 넘어가려는 수요가 있는데 오히려 토허제 지정 때문에 장벽이 높아졌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토허제로 묶으면 인근 지역인 마포·성동으로 수요가 퍼진다지만 애초에 강남을 찾는 수요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을 찾는 수요는 자체가 다르다.”(성동구 공인중개사 B씨)


지난 19일 토허제 확재 재지정 이후 강북의 대표적 주거 선호지역인 마·용·성의 분위기가 주목 받고 있다. 용산구에서는 토허제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겠다며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마포구와 성동구도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거래가격 인식 차이 때문에 한동안 관망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성동구와 마포구에서는 강남3구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따른 풍선효과에 대한 기대감보다 오히려 상급지 갈아타기 사다리가 끊어졌다는 목소리가 컸다.


지난 24일부로 강북의 주거선호지로 꼽히는 마·용·성의 운명이 갈렸다. 용산구는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 때와 마찬가지로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재지정 때에도 강남3구와 함께 묶여 부동산 규제가 한층 강화됐다.ⓒ데일리안 임정희 기자

지난 24일자로 마·용·성의 운명이 엇갈린 상태다. 용산구는 강남3구와 함께 묶여 토허제가 확대 재지정되면서 부동산 규제가 한층 강화된 반면 마포와 성동은 그렇지 않은 상태다.


이에 기자가 방문한 용산 일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컸다. 동부이촌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 21~23일간 급매 거래가 많이 체결됐고 집주인들도 가격을 1억~2억원 정도 내려 거래를 서둘렀다”며 “당초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의 토허제 해제와 상관도 없는 용산구를 강남구와 같이 묶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풀었다 묶은 게 불과 한 달 만에 발생한 일로 당장 6개월 동안 규제를 유지한다지만 앞으로 얼마나 유지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규제 일관성이 없으니 혼란만 커졌고 앞으로 거래량이 줄어들 수 밖에 없어 중개사들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동구와 마포구에서도 강남3구, 용산구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따른 풍선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데일리안 임정희 기자

성동구와 마포구에서는 강남3구, 용산구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따른 풍선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올해 들어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성동구와 마포구 아파트의 실거래가격이 오른 데다가 집주인들이 지속적으로 호가를 수 천만원에서 1억원대까지 급격히 올리고 있어서다. 반면 수요자들은 단기간에 오른 가격에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 해당 지역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성동구 옥수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풍선효과를 기대하긴 힘들다. 집주인들이 5000만원 이상 호가를 올리고 있지만 거래가 체결되지는 않는 상황”이라며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재지정 발표 이후 성동구 대장주로 투자 수요가 유입될 거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투자 문의 없이 조용한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성동구 옥수동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의 전용 59㎡는 이달 17억6000만원과 17억9000만원에 거래됐으며 지난달에는 18억원의 신고가를 찍은 바 있다. 현재 호가는 저층의 경우 17억5000만원, 중고층은 신고가보다 높은 18억~19억3000만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마포구도 비슷한 분위기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는 지난 17일 최고가 17억원에 거래됐는데 호가는 대부분 17억원대 중반선을 이루고 있으며 최대 18억원까지 형성돼 있었다.


여기에 마·용·성 집주인들의 강남권 입성 기회가 막혔다는 관측도 있다. 통상 마·용·성 집주인들이 아파트 값이 올랐을 때 팔고 갭 투자(전세 낀 매매)를 통해 강남권으로 입성하는데 강남3구 토허제 지정으로 불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마포구 아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마포구에서 아파트를 팔아 송파구로 많이 이동한다”며 “송파구 아파트값 올려주는 수요의 상당 비중을 마포 집주인들일 것”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실거주가 어려운 집주인들은 굳이 마포에 있는 아파트를 팔 이유가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자산 가치를 보전할 수 있는 지역에 대한 선호가 집중되고 있어 마·용·성에 대한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며 “토허제 확대 재지정 이후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등 단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거래로 이어질 지는 지켜 봐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송파구로 몰리던 일부 수요는 성동구, 마포구 등에서 대체 수요를 찾을 수 있다”면서도 “대부분 강남권 입지를 선호하는 수요자들이 다른 지역에서 선호 주거 지역을 대체하긴 어렵다는 점에서 풍선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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