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아나운서 출신 김대호가 퇴사 후에도 공백기 없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퇴사 후 일상을 공개하고, ‘라디오스타’에서는 퇴사로 인해 달라진 긍정적인 변화를 언급하면서 방송가의 유연해진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김대호는 MBC 유튜브 채널 ‘14F’와 ‘나 혼자 산다’에서 공감 가면서도, 개성 있는 일상을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칼퇴근’을 위해 바쁘게 몸을 움직여 회사를 빠져나가는 모습이 공감 가면서도 웃음 나는 대목이었다면, 만화책으로 꽉 채운 방부터 술과 음식을 즐기기 위해 지붕 위 설치한 ‘호장마차’까지. 주변 눈치 보지 않고 오롯이 ‘취미’를 즐기는 김대호의 개성 넘치는 일상은 ‘예능적 재미’ 또한 유발했었다.
이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스타’가 된 이후 김대호의 MBC 퇴사 여부가 시청자들의 관심사가 됐다. 인기에 힘입어 여러 예능을 누비지만 방송사 소속 아나운서 특성상 출연료는 대다수의 연예인보다 현저히 적을 수밖에 없는데, 이에 많은 스타 아나운서들이 퇴사 후 ‘예능인’으로 가능성을 넓히곤 했던 것. 김대호 또한 2023년 ‘나 혼자 산다’에서 주목받은 지 약 2년여 만에 14년 몸 담았던 MBC를 떠났다.
‘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 등 그가 출연하던 MBC 예능은 자연스럽게 하차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지난 2012년 KBS를 퇴사한 이후, 출연 금지 기간이 끝난 뒤인 2015년이 돼서야 KBS 프로그램에 출연한 전현무처럼, 대다수의 아나운서들이 일정 기간을 거친 뒤에야 친정에 복귀할 수 있었다. 김대호와 마찬가지로 MBC 소속이었던 오상진은 지난 2017년, ‘라디오스타’를 통해 5년 만에 친정에 복귀하며 눈물을 쏟기도 했었다.
그러나 김대호는 ‘나 혼자 산다’와 ‘구해줘 홈즈’에 그대로 출연하는 것은 물론, ‘라디오스타’의 게스트로도 초대돼 퇴사 배경과 이후 달라진 일상에 대해 전하며 ‘공백기’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MBC는 최근 ‘무한도전’의 김태호 PD와 손을 잡고 새 예능 ‘굿데이’를 선보이는 등 유연한 태도로 시너지를 배가하는데 방점을 찍고 있다. ‘무한도전’을 10년 넘게 연출하며 ‘대표 PD’로 거듭났던 김 PD는 지난 2021년 MBC를 떠났고, 이후 여러 플랫폼과 프로그램을 거친 뒤 ‘굿데이’를 통해 3년 만에 친정에 복귀했다.
일각에서는 지상파의 절대적인 지위가 무너지면서 스타 예능인, PD 한 명도 놓칠 수 없어진 씁쓸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짐작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 김대호의 활약을 고려하면, 자사가 배출한 스타를 배척하기보다 오히려 더 영리하게 활용하며 시너지 높이는 MBC의 ‘유연함’이 ‘윈윈’이 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무엇보다 방송국 소속 아나운서라는 이유로, 10만원도 채 되지 않는 출연료를 받는 그들의 처우를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등 시청자들의 시선 또한 전과는 사뭇 달라졌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춘 MBC의 유연한 태도가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