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전 세계 185개국을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때리면서 물개와 펭귄들이 사는 무인도에도 관세가 부과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이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와 비관세 장벽 등을 고려해 각각 관세율을 산출했다고 했지만, 부과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데다 주먹구구식으로 관세율을 적용한 것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인도양 남부에 있는 화산섬인 허드 맥도날드 제도에 상호관세 10%를 부과했다. 호주령인 이 섬은 남극대륙에서 1700㎞쯤 떨어져 있어 얼음으로 뒤덮여 사람이 살고 있지 않다. 대신 물개와 펭귄, 알바트로스 등 다양한 야생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NYT는 “전 세계에서 가장 당혹스러운 관세 부과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인도양 동부에 있는 호주령 코코스 제도에도 관세 10%가 부과됐다. 산호초로 이뤄진 환초 섬인 이곳 주민은 600여명뿐이다. 남태평양에 있는 섬나라 쿡 제도에도 같은 관세가 매겨졌다. 쿡 제도 인구는 올해 기준 1만 300여명에 불과하다.
특히 미국과의 교역이 거의 없는 작은 나라에 최고율의 상호관세가 부과됐다. 가장 높은 세율을 적용한 곳은 캐나다 동부 해안의 프랑스령 섬인 생피에르 미클롱이다. 관세가 무려 50%에 달한다. 생피에르 미클롱은 인구가 1만명도 되지 않는다. 인구 2000여명인 호주령 노퍽 섬에도 상호관세율이 29%나 부과됐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노퍽 섬이 미국의 거대 경제와 무역 경쟁자인지 잘 모르겠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