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11개의 안타 중 2루타가 무려 6개
현대 야구 최다 2루타는 헬튼, 프리먼의 59개
샌프란시스코 이정후(27)가 ‘2루타 공장장’으로 변신하며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7일(이하 한국시각)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시애틀과의 홈경기서 끝내기 안타로 5-4 승리를 거뒀다.
시즌 전적 8승 1패를 기록한 샌프란시스코는 LA 다저스(9승 2패)의 추격을 따돌리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팀 승리의 주역은 역시나 이정후였다. 이날 이정후는 첫 타석 2루타를 포함해,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만들어내며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활약했다. 시즌 타율은 0.344로 상승했고 무엇보다 최근 7경기 연속 안타 및 개막 후 전 경기 출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눈여겨 볼 부분은 역시나 2루타 생산 능력이다.
이정후는 시즌 3번째 출장이었던 지난달 31일 신시내티전에서 첫 2루타를 만들어내더니 3경기 연속 안타 하나로 2루를 밟았다. 이어 시즌 첫 3안타 경기를 만들어냈던 6일에는 2개의 2루타를 때리더니 7일에도 2루타 하나를 더 추가하며 시즌 6개째를 기록 중이다.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 타자들 중 1위에 해당한다.
이는 샌프란시스코가 갖고 있는 기대치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부분이다. 타격이 정교하고 선구안까지 뛰어난 이정후는 사실 홈런을 펑펑 날리는 장타자가 아니다. 대신 2루타 생산 능력이 뛰어나 중장거리형 타자로 분류된다.
이는 KBO리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정후는 KBO리그 7시즌간 통산 홈런이 65개에 불과했으나 무려 244개의 2루타(연평균 34.9개)를 생산했고, 특히 2020시즌에는 KBO 한 시즌 최다인 49개의 2루타를 기록한 바 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메이저리그 2루타 부문 신기록 작성도 가능하다.
이 부문 역대 1위는 1931년 보스턴에서 뛰었던 윌리엄 얼 웹이 151경기서 기록한 67개다. 웹을 시작으로 6위까지는 1920~1930년대 활약했던 타자들이 포진되어 있으며 현대 야구로 범위를 한정하면 2000년 토드 헬튼(콜로라도)과 2023년 프레디 프리먼(LA 다저스)이 기록한 59개의 2루타가 최다 기록이다.
2000년 타율 0.372를 기록했던 헬튼은 그해 4월과 5월 각각 7개의 2루타를 기록하다 여름을 기점으로 2루타 생산에 주력했다. 특히 8월에는 4할 타율과 18개의 2루타를 만들어내며 커리어 하이를 완성했다.
대표적인 중장거리형 타자이자 현역 선수 가운데 2루타 역대 1위를 기록 중인 프리먼(509개) 또한 2023년 2루타를 집중적으로 생산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5월에 17개, 8월에 16개를 기록했다. 프리먼은 총 네 차례 한 시즌 최다 2루타 기록을 보유 중이다.
이정후가 헬튼, 프리먼의 기록에 다가설지는 지켜봐야하지만 샌프란시스코의 최다 2루타 기록 경신은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한때 시대를 풍미했던 공격형 2루수 제프 켄트는 2001년 49개의 2루타로 종전 기록 보유자인 1978년 잭 클락(46개)을 넘어섰다.
한편, 샌프란시스코의 홈구장 오라클 파크는 해풍으로 인해 홈런 생산에 불리하지만 우중간이 깊은 기형적인 담장 구조를 지니고 있어 2루타 생산이 용이한 곳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