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큐멘터리 '회사 가시 싫어'에 이어
'신병' 시리즈로 선사하는 공감과 웃음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KBS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로 작가 경력을 시작한 윤기영 작가는 이후 모큐멘터리‘회사 가기 싫어 2018’로 예능과 드라마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를 했다. ‘눈 떠보니 세명의 남자친구’를 비롯해 ‘신병2’, ‘비공개다큐 - 지구별 별책부록’에 이르기까지. 드라마와 예능, 다큐멘터리를 자유롭게 오가며 역량을 뽐냈다.
지금은 ‘신병3’로 돌아와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신병’은 좋은 놈부터 나쁜 놈, 이상한 놈까지 별별 놈들이 모두 모인 그곳에 '군수저' 신병이 입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리얼하게 그리는 시리즈물로, 이번 시즌3는 예측불허 두 신병의 전입과 역대급 빌런의 복귀로 비상이 걸린 신화부대, 상병 진급을 앞두고 꼬여버린 박민석(김민호 분)의 난이도 급상승한 군생활을 담는다.
◆ ‘리얼리티’와 ‘코미디’ 사이, 윤기영 작가만의 개성
‘개그콘서트’의 작가였던 윤기영은 2018년 ‘회사 가기 싫어’를 통해 드라마로도 활동 영역을 넓혔다. 오늘날 직장인들이 겪는 회사 내 부조리와 답답함을 가상의 중소기업 영업기획부로 관찰하는 작품으로, ‘페이크 다큐’ 장르였다.
6부작의 파일럿 드라마로 시작한 ‘회사 가기 싫어’는 중소기업 ‘한다스’의 영업부를 배경으로, 주 52시간 근무제 실시에도 야근은 그대로인 직장인의 현실부터 경력 후려치기, ‘넵무새’를 통해 유쾌하게 꼬집는 딱딱한 조직문화 등 짧지만,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디테일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자막 또는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드라마와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영리하게 허무는 독특한 시도로 호평을 받으며 정규 편성까지 끌어내는 저력을 보여줬었다.
‘신병2’에서도 윤 작가의 장기가 발휘됐다. 일병으로 진급한 박민석의 더욱 빡세진 생활관 라이프를 현실감 넘치게 그리며 공감과 재미를 모두 잡은 것. 부대 내 부조리가 적힌 마음의 편지가 신화부대를 발칵 뒤집는 등 여전히 부조리 만연한 군대 문화를 파고든 한편, 결국엔 악습을 끊어내는 부대원들의 성장을 뭉클하게 그리며 드라마로서의 재미도 잡았다.
여기에 FM 중대장 오승윤(김지석 분)과 부대원의 갈등이라는, 새로운 요소를 통해 자연스러운 ‘확장’까지 보여줘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자아냈다.
윤 작가는 현재 ‘신병’의 세 번째 시즌 집필도 맡고 있다. 예측불허 두 신병의 전입과 역대급 빌런의 복귀로 비상이 걸린 신화부대, 상병 진급을 앞두고 꼬여버린 박민석의 난이도 급상승한 군생활을 그리는데 새로운 신병을 통해 어떤 다양한 인간군상을 리얼하게 보여줄지가 기대 포인트가 되고 있다.
부대 내 이야기를 디테일하게 포착하며 형성하는 공감대는 물론, 2중대에 새롭게 부임한 사랑 충만한 반전의 중대장 조백호(오대환 분)도 새롭게 합류하면서 ‘신병3’가 확대할 메시지 또한 기대를 모은다. 리얼과 웃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 온 윤 작가가 ‘신병3’에서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